미국을 방문해 세계적 우주기업들에 한국 우주산업의 우수성을 전하고 돌아온 존 리 본부장. / 연합뉴스
"일론 머스크의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가 달과 화성 탐사를 위해 개발 중인 대형 발사체 ‘스타십’의 첫 해외 협력 논의 대상으로 한국을 택했다."
미국 항공우주국 NASA 출신 존 리 우주항공청 우주항공임무본부장은 9월 18~27일 미국을 방문해 NASA 본부와 응용물리연구소(APL), 제트추진연구소(JPL) 등 연구소와 스페이스X, 파이어플라이에어로스페이스 등 우주 기업들을 잇달아 만나 협력을 논의하고 돌아와 10월 2일 경남 사천 우주청 청사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존 리 본부장은 스페이스X의 경우 스타십이 달에 갈 경우 우주청이 어떤 것을 기대하는지를 요청해 관련 자료를 제시하고 설명했다며 스페이스X 측에서 스타십에 대한 관심을 확인하기 위해 처음 접촉한 곳이 한국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에 우주청이 만들어지자 스페이스X가 만남을 요청해 이런 논의로 이어졌다며 스페이스X 측이 한국의 달 환경 모사 챔버 등에 관심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이번처럼 한국의 우수한 연구역량을 국제적으로 알리고 일을 만드는 것이 우주청이 설립된 이유"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존 리 본부장은 “이번처럼 한국의 우수한 연구역량을 국제적으로 알리고 일을 만드는 것이 우주청이 설립된 이유”라고 강조했다. 우주청은 이번 방미 중 NASA와 우주항공 협력 공동성명서 및 L4 탐사 협약을 맺고, 미국의 유인 달 탐사 계획인 ‘아르테미스’와 관련한 연구협약 체결도 향후 진행하기로 했다.
그는 방미 중 NASA와 미국 국립해양대기관리국(NOAA) 등이 제임스웹 우주 망원경(JWST)의 뒤를 잇는 차세대 우주망원경 ‘거주가능 세계 천문대(HWO)’와 고도 200~300㎞ 초저궤도(VLEO) 위성 협력을 타진해 왔다면서 “한국의 합성개구레이더(SAR) 기술과 심우주 광통신 등에 대해 기대감이 컸다”고 전했다.
아직 한국의 구체적 역할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는 아르테미스와 관련해 그는 “프로젝트 스케일이 크기 때문에 미국에서도 계획을 재정비하는 과정”이라며 “이달 열리는 국제우주대회(IAC)에서 아르테미스 고위급 협의회를 갖고 논의하면 한국이 어떻게 접근할지가 더욱 분명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5월 우주항공청 개청과 함께 업무를 시작한 존 리 본부장은 '고위험 저비용'의 태도가 필요하다며 “실패해도 된다는 것이 아니고, 잘하면서 발생하는 실패에서도 배울 수 있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라며 “우주에 오르는 것보다 태도를 바꾸는 게 어렵다고 하는데, 이를 바꿔야 ‘퀀텀 리프’(양자 도약)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한 존 리 본부장은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지재권 갈등에 대해서는 법 테두리 안에서 고민해야 한다면서도, “NASA에서는 계약 과정에서 지식재산권을 모두 기업에 넘겨 기업이 빨리 자랄 수 있게 한다”며 장기적으로는 기업에 기술을 넘기는 것이 맞는다는 의견을 밝혔다.
끝으로 존 리 본부장은 임무본부가 4개 부문별 포지셔닝 페이퍼와 전략보고서를 연내 발표할 예정이라며 “우주청이 새로 만들어진 만큼 조금 더 기다려 준다면 어떤 일을 하는지가 보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