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행성에서 채취한 물질로 장기 우주비행의 영양분을 해결할 수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 NASA
우주탐사를 위해 장기간 우주여행을 할 때 필요한 것은 식량. 우주에서 생산하면서 다닐 수 있다면, 굳이 무겁게 많이 싣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 문제는 어디서 그런 영양분을 얻느냐는 것. 그 장소로 소행성이 급부상하고 있다. 소행성에서 채취한 물질로 장기간 우주미션을 수행하는 우주인의 영양분으로 삼겠다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미국 미시간공대, 캐나다 웨스턴대 공동연구팀은 최근 소행성에 있는 탄소 유기물을 분해해 식용 바이오매스(식량)로 만드는 방법을 국제학술지 ‘국제천체생물학 저널(the International Journal of Astrobiology)’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폐플라스틱을 박테리아와 반응시켜 만든 부산물로 닭가슴살이나 스테이크 원료를 만드는 미국 스타트업 ‘비헥스’의 연구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비헥스는 미국항공우주국 NASA에서 스핀오프한 기업이다.
연구팀이 제안한 프로세스는 향후 태양계 외부 또는 그 밖의 지역으로 임무를 수행할 때 필요한 충분한 식량을 포획할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이들은 "태양계를 깊이 탐사하려면 지구에서의 식량 재공급에 덜 의존해야 한다"는 전제 아래 식량을 구하는 방식으로 바이오매스를 제안하고 있는 것이다.
스페이스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현재 국제우주정거장 ISS의 승무원들은 식량 생산과정이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지구로부터의 재보급에 의존하고 있다. 우주에서 농사를 짓는 것이 가능하긴 하지만, 복잡하기 때문에 연구팀은 현장에서 쉽게 확보할 수 있는 식량 공급원으로 '우주 암석'을 제안한 것이다.
이들의 솔루션은 이렇다. 산소가 없는 환경에서 소행성에서 발견되는 유기 화합물을 분해하기 위해 높은 열을 사용해야 하는데, 이 과정을 열분해라고 한다. 연구에 따르면 열분해를 통해 생성된 탄화수소는, 유기물을 소비하면서 인간에게 영양가 있는 바이오매스를 제공해 줄 수 있는 미생물에 공급된다.
연구팀은 최대 10.5%의 물과 상당한 양의 유기물을 포함하는 '탄소질 콘드라이트'라고 불리는 특정 유형의 소행성에 초점을 맞췄다. 여기에는 2018년 NASA의 OSIRIS-REX 미션이 샘플을 채취하기 위해 방문한 베누와 같은 소행성도 포함된다. 베누의 암석 샘플은 2023년 9월에 지구로 배달되기도 했다.
연구팀은 베누와 같은 소행성을 사용하여 우주비행사가 최소 600년, 최대 1만7000년을 지탱할 수 있는 충분한 칼로리의 식용 바이오매스를 생산할 수 있다고 계산했다. 각각 약 50톤, 6550톤의 바이오매스다. 최소값은 지방족 탄화수소만 음식으로 전환하는 것을 기준으로 했고, 최대값은 모든 불용성 유기물을 사용해야 바이오매스를 생산하는 경우다.
이런 방식의 소행성 채굴이 가능해지면 이론적으로 우주비행사가 지구에서 대량으로 음식물을 싣고 출발할 필요 없이 우주 현지에서 조달한 식량에 의존할 수 있게돼 장기 우주여행에 혁명을 일으킬 수 있다. 추가 연구에서는 이러한 임무 중에 소행성을 채굴하고 이를 처리하는 방법과 그 결과물인 식량이 소비에 적합하고 입맛에 맞는지 살펴봐야 한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태양계를 탐험하는 인간에게 소행성의 탄소를 활용해 식량원을 개척하는 것이 유망해 보이지만, 향후 상당한 보완적 연구 영역이 남아있다"고 성과와 한계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