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미국 항공우주국의 클레멘타인 우주선이 촬영한 분화구가 있는 달의 남극 지역 모습. / NASA, JPL, USGS
지구의 유일한 영구 천연 위성인 달(Moon)은 표면에 거대한 분화구인 '남극-에이트켄 분지(South Pole-Aitken basin)' 를 품고 있다. 이 분지는 40억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외부의 큰 물체의 끊임없는 폭격과 충돌의 산물로 알려져 있다.
우주 매체 스페이스닷컴은 현지시간 9일 "고대의 거대한 남극-에이트켄 분화구는 지금까지 알려진 방식과는 다르게 형성되었으며, 이전 연구에서 제안한 것보다 훨씬 더 클 수 있다"는 새로운 학설을 보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구 및 행성과학 레터(Earth and Planetary Science Letters)'에 게재됐다.
연구 책임자인 미국 메릴랜드 대학교의 한네스 베른하르트는 "남극-에이트켄 분지는 너무 거대하기 때문에 연구하기가 어렵다"며 "충돌 때문에 생긴 원래 모습이 40억 년 동안 가려졌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원형 모양은 분지를 형성한 충돌이 수직적이었고 훨씬 더 깊었음을 시사한다”며 “원형 충격은 파편이 원래 생각했던 것보다 주변에 더 균등하게 분포되어 있음을 뜻한다"고 덧붙였다.
베른하르트와 동료들은 미국 항공우주국 NASA의 달 정찰 궤도선(LRO)의 고해상도 데이터를 바탕으로 달 표면의 지질학적 특징을 연구했다. 연구팀은 분화구 테두리의 잔해로 여겨지는 200여 개의 산악 지형에 초점을 맞췄다. 그 결과 분화구가 수직 충돌에 의해 생겼음을 알아냈다.
현재 달 형성에 관한 가장 유력한 설명은 달이 초기 태양계의 거대한 충돌 과정에서 폭발한 지구의 일부라는 것이다. 다른 대안으로는 파편 구름으로부터의 합체 또는 중력 포획이 제기된다.
임팩터(달 표면에 충돌한 소행성이나 혜성)에 대한 보다 수직적인 접근 각도는 유역의 다른 이상한 특징을 설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이 지역 주변에서 달의 중력을 측정한 결과, 거대한 분화구 아래에서 달의 지각은 주변보다 훨씬 밀도가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달 지각 안에 묻혀 있는 조밀한 소행성 덩어리의 존재를 의심할 만한 대목이다.
이번 연구는 남극-에이트켄 분지가 단순히 과거 충돌 사건의 결과물이라는 기존 이해를 넘어서, 더욱 복잡하고 다양한 형성과정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향후 달 탐사와 우주 연구에 중요한 기초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