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조 8편, 달에 간다
15일 발사 미국 달 착륙선에 실려

2025.01.15 10:25:17

시카고 '세종문화회', 루나 코덱스 타임캡슐에 시조 포함 소개

15일 발사될 달 착륙선 블루 고스트의 달 착륙 가상 이미지와 한국의 시조들도 실린 '폴라 트릴로지'. / Firefly Aerospace, Amazon

 

오늘 스페이스X의 팰컨9에 실려 미국과 일본의 민간 달 착륙선이 발사된다. 그중 미국 파이어플라이 에어로스페이스의 달 착륙선에 한국의 시조(時調)가 실린다는 사실이 알려져 화제다. 

 

시카고 한인 비영리 문화재단인 세종문화회(the Sejong Cultural Society)에 따르면, 미국 동부표준시 15일 오전 1시11분(한국시간 오후 3시11분) 플로리다에서 스페이스X의 팰컨9에 실려 발사되는 미국 민간 우주기업 파이어플라이 에어로스페이스의 달 착륙선 '블루고스트'에는 시조 작품 11편 등을 담은 '루나 코덱스'의 타임캡슐이 실린다.

 

루나 코덱스는 전 세계 4만여 명 이상 창작자의 미술, 글, 음악, 영화 등 다양한 예술작품을 니켈 필름과 같은 소재에 아날로그 방식으로 새기거나 디지털화해 메모리카드에 담아 달로 보낸다는 목표로 운영되는 프로젝트다.

'코덱스 세레니티'로 불리는 이번 임무에는 루나 코덱스 측에서 의뢰해 만든 시집 '폴라리스 트릴로지'가 실리는데, 여기에 한국 시조 작품도 포함된 것이다. 폴라리스 트릴로지에는 각 대륙을 대표하는 시들이 3명의 편집자에 의해 선택돼 실려있다. 

 

세종문화회에 따르면 시집 편집자 측에서 모국어로 쓴 각국의 고유한 시를 모으기 위해 세종문화회에 한국 시조 제출을 요청했으며, 한국시조협회를 통해 한국인 시조 시인들의 작품들을 제출한 결과 이 중 8편이 실리게 됐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해와 달, 별 등을 주제로 한 △구충회(달에게) △김달호(운석의 꿈) △김흥열(은하) △박헌오(신비한 하늘 시집) △서관호(강촌의 달) △이광녕(해를 안고 오다) △최은희(월광 소나타) △채현병(칠월칠석날) 등 8명의 한글 작품과 함께 루시 박 세종문화회 사무총장의 시조 1편과 모녀 작가인 낸시 요르겐센, 엘리자베스 요르겐센의 영문 시조 2편도 담겼다.

 

블루고스트는 발사 약 45일후인 3월 1일께 달 착륙을 시도할 예정이며 달 앞면 북동쪽에 있는 현무암 평원 '마레 크리시움'에 착륙한다. 착륙에 성공하면 한글 데이터가 처음으로 달에 착륙하는 사례가 된다. 

 

루나 코덱스는 총 7차례의 타임캡슐 발사를 통해 달에 예술작품을 보내는 게 목표로, 이번 발사가 네 번째다. 이중 한국인의 예술 작품이 실린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계로는 싱어송라이터 사라 강의 음악이 노바-C에 실린 바 있다.

 

앞서 루나 코덱스는 2022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 임무용 유인 달 탐사선 '오리온'에 첫 코덱스를 실어 보냈으며, 지난해 1월 아스트로보틱의 '페레그린', 2월 인튜이티브 머신스의 '노바-C'에도 코덱스를 실어 보냈다. 

 

루나 코덱스는 아르테미스의 핵심 계획 중 하나로 빠른 달 탐사를 위해 화물 운송을 민간에 맡기는 '민간 달 탑재체 수송 서비스(CLPS)'를 통해 우주산업이 다른 분야로도 확장하는 사례 중 하나로 꼽힌다.

 

인류의 예술 작품이 달에 착륙한 사례는 1969년 미국 달 착륙선 아폴로 12호 다리에 조각가 포레스트 마이어스가 만든 타일을 붙여 보낸 게 최초로, 여기에는 앤디 워홀의 이니셜 등이 새겨졌다. 한국에서는 2022년 발사된 달 탐사선 다누리에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뮤직비디오 '다이너마이트'가 실려 우주인터넷 전송 시험에 활용된 바 있다.

최윤호 newsroom@cosmos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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