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삭스 전시회의 하이라이트인 아폴로 11호 모형. 실제 크기와 같은 모형과 주변의 전시물들을 통해 달 탐사를 간접체험할 수 있다. 성조기 모형을 보면, 왜 바람 없는 달에서 깃발이 펼쳐져 있는지를 알 수 있다. / cosmos times
"어린이날이 있는 황금연휴, 가족 단위 관람객도 많았지만, 톰 삭스 팬들과 우주 마니아들이 많이 찾아왔어요. 쉽게 접하기 어려운 실물 같은 우주선과 우주장비들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외계에서 온 우주선 같은 모습의 서울 동대문 DDP. 그곳에 지구의 우주선이 살짝 내려앉았다. 5월의 황금연휴 마지막날 6일, DDP에서 열리고 있는 '톰 삭스 전시회'를 찾았다. 그곳에서 가슴 설레는 아폴로 11호를 만났고, 달 표면을 달리는 로버에 탑승해 보기도 했다. '톰 삭스 앰배서더'로 전시회를 안내하는 전시 관계자의 설명은 관람객들을 우주비행사의 실감나는 세계로 이끌고 들어갔다.
달나라 탐험, 우주선 체험이 가능한 대형 전시회가 DDP에서 열리고 있다. 전 세계 미술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아티스트로 꼽히는 톰 삭스가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29'를 통해 세계 최초로 공개하는 신작 10점을 포함한 200여점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4월 25일부터 9월 7일까지 DDP 1관에서 장기간 전시가 진행된다.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는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적이고 실험적인 문화 아이콘을 선별해 소개하는 현대카드의 문화 마케팅 브랜드이다. 이번 전시는 지난 2018년 선보인 '위켄드' 공연 이후 7년 만에 진행하는 프로젝트이다. 이번 '톰 삭스 전'은 톰 삭스의 최신작이자, 대표작인 '스페이스 프로그램: 무한대(Infinity)'의 작품 전체를 국내 최초로 한 자리에서 선보이는 대규모 전시이다. 미국 항공우주국 NASA의 우주 탐사 계획을 재구성한 대형 설치·조각품에 더해 톰삭스가 세계 최초로 공개하는 신작들로 구성돼 있다.
톰 삭스의 '스페이스 프로그램'은 2007년 '아폴로 달 착륙선(LEM)'을 브리콜라주(손에 닿는 대로 아무것이나 이용하는 기법)로 구현하면서 시작됐다. 작가는 세계 최초로 달에 착륙한 아폴로 11호에 매료된 후 현재까지 우주 탐사에 필요한 최첨단 장비와 우주선 등을 핸드메이드로 제작해 오고 있다.
개막을 하루 앞둔 지난 4월 24일 한국 전시현장을 톰 삭스가 찾았다. 톰 삭스는 전시의 의미를 '탐험'에서 찾는다. 30여년간 우주에 대해 끊임없이 탐구하고 새로운 시도를 해 온 예술가로서 관람객들에게 탐험의 경험을 제공하고 싶었다는 것이다. 톰 삭스는 "우리는 엔터테인먼트하기 위해 전시를 마련한 것이 아니다"며 "지구와 화성을 오가는 탐험에서 색다른 체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시의 의미를 설명했다.
톰 삭스는 "한국의 관람객도 우주적인 공간에 마련된 전시에서 색다른 것을 느낄 수 있길 기대한다"면서 "한국의 어린이들 역시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도 좋지만, 망치를 들고 무언가를 만드는 등 다양한 것을 시도해 보는 열정을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의 문자와 한국을 사랑한다"며 "현대카드의 도움도 굉장히 인상적이며, DDP는 환상적인 공간"이라고 말했다.
별도의 에어락 컨셉으로 운영되고 있는 공간에서 '톰 삭스 앰배서더'가 우주복의 냉각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 cosmos times
톰 삭스 전시회 관람을 위해 DDP를 찾은 연세대 학생이 달 표면 로버에 올라타 환상적 여행을 즐기고 있다. / cosmos times
연휴의 마지막날 전시를 찾은 연세대 건축학과의 한 학생은 "건축을 공부하고 있지만, 어려서부터 우주와 로켓에 관심을 갖고 모형을 만드는 것도 좋아했다"면서 "톰 삭스의 작품도 좋아하고, 일론 머스크처럼 원대한 꿈을 실현해 가는 사람들도 좋아한다. 그들의 성과를 보면서 가슴 설레는 경험을 하게 된다. 재사용 로켓의 젓가락 팔 착륙 같은 과학의 힘도 엄청나고, 우주라는 광활함 또한 우리를 감동하게 한다"고 말했다.
관람객 청년과 기자는 함께 달 탐사 로버를 번갈아 타면서 서로 사진을 찍어주고 톰 삭스가 전해준 환상적인 우주 모험의 세계 여행을 끝마쳤다. 화창한 5월 황금연휴가 끝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