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종말, 생각보다 빠르다"
스티븐 호킹이 옳았다?

2025.05.14 13:38:58

약 10¹¹⁰⁰년 뒤 우주의 종말, 새 연구에서 10⁷⁸년 뒤로 단축
과학자들, 백색왜성에 '호킹 복사' 적용해 '증발 시간' 계산

호킹 복사를 통해 증발하는 중성자별 일러스트. / Daniëlle Futselaar, artsource.nl

 

현대 물리학은 우주도 영원하지 않고 언젠가 사라진다고 알려준다. 천체물리학자들은 지금까지 우주의 종말이 약 10¹¹⁰⁰년(1 뒤에 0이 1100개) 후에 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새로운 연구는 우주 최후의 시간을 그보다 훨씬 짧게 잡아 눈길을 끈다.

 

현지시간 12일 포퓰러 사이언스에 따르면, 네덜란드 라드바우드 대학교 연구팀은 우주의 마지막 별 잔해가 10⁷⁸년(1 뒤에 0이 78개) 안에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같은 연구 결과는 ‘우주론 및 천체입자물리학 저널(Journal of Cosmology and Astroparticle Physics)’에 실렸다.

 

10¹¹⁰⁰년은 인간의 상상력을 완전히 초월하는 시간이다. 현재 우주의 나이는 약 138억 년, 즉 10¹⁰년 정도다. 10¹¹⁰⁰년은 그보다 훨씬, 터무니없이 긴 시간이다. 예를 들어, 1초마다 별 하나가 사라진다고 해도, 우주의 모든 별이 사라지기 훨씬 전에 시간이 끝나지 않을 정도다.

 

사실상 무한에 가까운 우주의 시간은 왜 줄어들었을까? 답은 스티븐 호킹의 이론에 있다.

 

호킹은 1975년에 ‘호킹 복사(Hawking radiation)’ 이론을 제시했다. 블랙홀이 강한 중력에도 불구하고 입자를 방출하며 서서히 질량을 잃는다는 설명이다. 블랙홀 가장자리에서 입자 쌍이 생기고, 하나는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고 다른 하나는 밖으로 튕겨져 나온다. 이 때문에 블랙홀은 결국 사라진다.

 

연구자들은 이 이론을 백색왜성에 적용해 ‘증발 시간’을 알아냈다. 증발 시간은 블랙홀이나 백색왜성 같은 천체가 호킹 복사로 인해 완전히 사라지는 데 걸리는 시간이다. 천체의 밀도와 크기에 따라 다르며, 더 밀도가 높거나 작은 천체는 더 빨리 증발한다. 예를 들어, 백색왜성의 경우 이론적으로 계산한 증발 시간은 수십억 년 이상으로, 우주의 나이보다 길 수도 있다.

 

연구팀은 호킹 복사를 우주에서 가장 오래 버티는 별, 즉 백색왜성에 적용했다. 백색왜성은 별이 연료를 다 태우고 남은 잔해로, 매우 오래 지속된다. 과거에는 백색왜성이 10¹¹⁰⁰년 동안 존재할 것이라고 봤다. 하지만 호킹 복사를 고려하면 10⁷⁸년 만에 사라진다는 계산이 나온다.

 

호킹 복사는 다른 천체에도 영향을 미친다. 중성자별과 항성 블랙홀은 약 10⁶⁷년 안에 붕괴한다. 블랙홀은 강한 중력 때문에 더 빨리 사라질 것 같지만, 자체 복사를 일부 재흡수해 과정이 느려진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주저자인 하이노 팔케는 “우주의 종말이 빨라졌지만, 여전히 매우 긴 시간이 남았다”고 말했다. 공동 저자인 월터 반 수이즐콤은 “극단적인 사례를 연구하며 호킹 복사의 비밀을 풀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우주의 이론을 더 깊이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고계연 newsroom@cosmos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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