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공공 슈퍼컴퓨터 6호기를 내년 상반기에 도입한다. 기존 5호기의 과부하와 공공 GPU 인프라 부족 문제를 해소하고, 인공지능(AI)과 신소재 등 차세대 과학기술 연구 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한 조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2일 산하기관인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휴렛팩커드 유한회사(HPE)와 슈퍼컴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고 14일 발표했다. 총 3825억 원 규모로 2026년 상반기 도입될 예정이다. HPE는 지난해 11월 기준 세계 상위 500대 슈퍼컴퓨터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한 미국의 ‘엘 캐피탄’을 포함해 106개 슈퍼컴을 시스템을 구축한 이 분야 선도 기업이다.
슈퍼컴 6호기는 엔비디아의 최신 GPU ‘GH200’ 8496장을 탑재한다. 목표 연산 성능은 600페타플롭스(PF), 저장 용량은 205페타바이트(PB)다. 1PF는 초당 1000조 번의 부동소수점 연산 성능을 의미한다. 6호기의 목표 성능인 600PF(1초당 60경번 연산)는 현재 슈퍼컴 순위 기준 세계 10위권에 해당한다.
슈퍼컴퓨터는 우주 탐사, 기후 예측, 신약 개발 등 고난도 과학기술 연구에 필수적인 계산 인프라다. 국내 공공 연구기관은 GPU 자원이 부족해 연구자들이 고가의 GPU를 개별 구매하거나 해외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등 어려움을 겪어왔다. 연구비 부담은 물론 데이터 유출 우려도 제기돼 왔다. 과기정통부는 슈퍼컴 6호기 구축이 이런 문제를 해소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6호기 도입으로 'AI+S&T(과학기술) 활성화 방안' 실행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지난 3월 과기정통부는 신약과 신소재, 초미세 반도체, 우주 탐사, 양자 컴퓨팅, 차세대 2차전지, 미래 에너지, 친환경 신기술 등 8개 분야에 특화된 AI 모델을 개발하겠다고 했다. 이런 AI 모델 개발엔 고성능 슈퍼컴퓨터가 필요하다.
김성수 과기정통부 기초원천연구정책관은 “슈퍼컴퓨터 6호기를 이용해 과학기술 난제들을 풀고 지금까지 없었던 혁신적 연구성과들이 창출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