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팰컨로켓, 300번째 무사귀환"
부스터 재사용 시대 '활짝'

스페이스X, 팰컨9-팰컨헤비로 대기록 작성

4월 23일 올해 41번째 발사에 성공한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 /스페이스X

 

지구 저궤도로 위성을 쏘아올리고, 우주정거장에 도킹하고, 달 혹은 그 너머 먼 우주로 나가는 우주선들은 모두 로켓에 실려 대기권을 벗어나게 된다. 이 대목에서 우주선을 우주로 날려보내는 것 못잖게 놀랍고도 힘든 일이 1단계로 분리된 로켓을 다시 지구로 귀환시켜 안전하게 착륙하게 함으로써 재사용을 하는 것이다. 어마어마한 우주탐사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대규모 다빈도의 우주탐사가 가능해지게 됐다. 그 중심에는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있다. 

 

‘스페이스X’가 역사적인 기록을 썼다. 스페이스X는 미국시간 4월 23일 저녁 스타링크 위성 23개를 탑재한 팰컨9 로켓 발사에 성공했다. 팰컨9 발사는 흔한 일이 됐지만 이번 발사는 로켓의 추진체(부스터)가 지구로 300번째 무사귀환했다는 대기록을 갖고 있다. 이로써 로켓의 재활용과 팰컨9의 잔여 수명에 세계적인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스페이스X와 우주미디어 스페이스닷컴에 따르면, 스페이스X의 팰컨9은 지난 화요일 오후 6시 17분 플로리다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군기지에서 이륙했다. 1단계 추진체는 발사 후 약 8분 30초 만에 대서양 해상의 스페이스X 드론십에 수직 착륙했다. 계속 우주로 치솟은 로켓의 상부 단계는 스타링크 위성 23개를 지구저궤도(LEO)에 배치했다. 임무 완수는 발사 후 약 65분 만이다.

 

‘팰컨9’ 로켓 추진체의 300번째 귀환을 알리는 스페이스X의 X.  / 스페이스X, X

 

스페이스X는 터치다운 직후 소셜미디어 X를 통해 "팰컨9 또는 팰컨 헤비 1단계로는 총 300번째 안착”이라고 알렸다. 스페이스X 팰컨9 추진체의 첫 귀환은 2015년 12월 케이프 커내버럴이었다. 지상에의 첫 복귀에 이어 4개월여 만에 해상 드론십 착륙까지 이뤄내며 기술력의 성장을 과시한 바 있다. 

 

이번 팰컨9의 비행은 올해 41번째, 스타링크 위성 탑재만을 놓고 보면 올해 28번째다. 지구저궤도에 거대한 스타링크 위성망이 구축되고 있다. 천체물리학자이자 위성 추적자인 조너선 맥도웰에 따르면 현재 LEO에는 5800개에 달하는 스타링크 위성이 운영 중이다.

 

팰컨9의 발사는 올해 2.7일마다 한번꼴로 다반사가 됐다. 스페이스X는 올해에만 총 130~140회 발사를 계획하고 있다. 이제 발사 임무의 90% 이상을 이전 비행 추진체가 맡고 있다. 로켓 재활용이 루틴이 된 것이다.

 

발사 후 8분 30초만에 해상 드론에 안착한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 / 스페이스X 웹캐스트

 

팰컨9 로켓 재활용으로 스페이스X는 2700개의 멀린 로켓 엔진을 절약했다. 팰컨9 1단 추진체의 무게는 약 50t이므로, 300번의 지구 귀환으로 우주쓰레기가 될 뻔한 1만5000t의 금속 덩어리를 살려낸 것. 이는 약 100개의 주거용 주택들이 바다로 버려지는 것을 막은 셈이다.

 

지금까지 300회 이상 발사된 로켓은 소수에 불과하며, 모두 러시아산이다. 소유즈-U가 786회, 코스모스-3M 부스터가 445회. 그렇지만 현재 살아있는 로켓 중에서는 팰컨9의 경쟁자는 없다. 은퇴를 앞둔 러시아 프로톤-M 부스터가 115회, 미국산 아틀라스V 로켓 99회, 중국 장정 2D 로켓은 89회를 기록 중이다.

 

팰컨9 로켓이 1966년 데뷔 이후 1700회 이상 발사된 ‘소유즈 패밀리’ 기록을 깰 수 있을까. 팰컨9 추진체의 기록은 현재 거의 350회. 이 페이스대로라면 2030년대 중반에 소유즈를 능가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내년 이후에 스타링크 위성을 쏘아 올리기 시작할 스페이스X의 거대한 '스타십(Starship)' 로켓이 변수다. 팰컨9의 발사 수요를 상당 부분 잠식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