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야심찬 달 탐사선 '창어 6호'는 지금 달 궤도를 돌면서 적절한 시간과 정확한 착륙지점을 살피고 있다. 달의 뒷면, 남극에 해당하는 지점에 착륙할 예정이다. 미션은 달 뒷면 토양을 채취해 지구로 돌아오는 것. 인류 역사상 최초의 이 도전이 제대로 성사될 것인지 전세계의 관심이 뜨겁다.
그리고 뜨거운 관심을 받는 또하나, 바로 창어 6호의 착륙지가 될 '에이트켄 분지'다.
창어 6호의 착륙 목적지 ‘에이트켄 분지’. 에이트켄 분지는 지름이 2500km로 태양계에서 가장 큰 크레이터 중 하나로, 달 표면의 3분의 1을 뒤덮고 있으며 그 안에는 너비 75km, 높이 800m의 마픽 마운드(Mafic Mound)가 존재한다. 인류 최초로 달 뒷면에 착륙한 달 탐사선인 ‘창어 4호’가 착륙한 폰 카르만 크레이터도 남극 에이트켄 분지 안에 속해 있다. 창어 6호의 달 탐사 임무는 이곳 에이트켄 분지에서 토양 샘플을 채취해 지구로 돌아오는 것이다.
창어 6호에는 프랑스의 라돈 검출 장비인 ‘DORN’, 유럽우주국의 음이온 검출기, 이탈리아의 레이저 역반사기, 파키스탄의 큐브샛 등이 함께 실려 있다.
거대한 에이트켄 분지는 생성과정과 구성물질도 흥미롭다. 2019년 미국 베일러대학의 행성지구물리학 조교수인 피터 제임스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에서 NASA의 위성 자료로 확인한 의문의 물체에 관한 연구 결과를 과학저널 ‘지구물리학연구 화보(Geophysical Research Letters)’를 통해 발표했다.
연구팀은 달의 남극 에이트켄 분지 아래에 하와이 빅아일랜드의 5배에 달하는 거대한 질량을 가진 금속 덩어리가 존재할 것으로 추정하였는데, 이 덩어리가 40억년 전 달에 충돌해 남극 에이트켄 분지를 만든 소행성의 핵이거나 소행성 충돌 때 조성된 마그마가 식어 형성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팀은 이 덩어리가 무엇으로 돼 있고 어떻게 형성됐든 간에 엄청난 중력 작용으로 남극 에이트켄 분지의 바닥을 약 1km 가량 더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했다.
달 표면의 토륨 성분 분포 지도. / NASA
미국 항공우주국 NASA는 달의 광물질을 연구하기 위해 1998년 달 궤도선 루나 프로스펙터를 보냈다. 이 탐사선은 달 전역을 돌며 달 표면의 성분 지도를 그렸는데, 이 탐사선의 감마선 분광기를 통해 달 표면에서 확인한 방사성 원소 토륨의 농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를 지도로 나타낸 것이 위의 이미지다.
지도에서 보이는 것처럼 이 방사성 원소 토륨은 달의 앞면에 훨씬 많이 분포되어 있긴 하지만 에이트켄 분지에서도 그 흔적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달의 남극, 에이트켄 분지가 세계 각국 달 탐사선 착륙의 목적지로 더욱 각광 받게 됐다. 이 지역의 암석 채취를 통해 달의 형성과 관련된 많은 비밀들을 연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토륨은 자연에 존재하는 드문 방사선 원소로 우라늄과 플루토늄에 이어 원자로의 핵연료로 사용 가능하고, 반감기가 140.5억년에 이르는 물질이어서 우주의 역사를 연구하는데 적합한 원소다. 원자번호는 90이고, 마리 퀴리가 방사성 원소임을 입증했다. 북유럽 신화의 천둥신 토르에서 따온 이름이 붙었다.
이미 남극 착륙에는 성공한 바 있는 중국이 이번에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창어 6호를 에이트켄 분지에 착륙시키고, 달의 뒷면 토양을 채취하는 것까지 성공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