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갑자기 달이 사라진다면?

지구와 쌍을 이루며 많은 물리적 현상을 일으키는 달이 사라진다면 치명적인 영향이 지구에 생기게 된다. / space.com 

 

지구와 달.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서로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 모든 두개의 물체는 서로 중력을 통한 끌어당김의 관계를 맺게 되지만, 달이 지구에 미치는 중력 영향은 대단히 크다. 그래서, 문득 궁금해진다.

 

만약, 달이 갑자기 사라진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우주미디어 스페이스닷컴은 지구의 위성인 달이 사라질 경우, 지구에 발생할 수 있는 일을 가정해 봤다. 스페이스닷컴 29일 보도에 따르면, 가장 큰 혼란은 해안 생태계를 담당하는 조수가 사라지는 것이다. 물이 빠지는 공간에서 생활하던 해양생물들은 바뀐 환경에 적응하거나 죽을 수밖에 없고, 식량을 갯벌 생태계에 의존하던 동식물들도 생존에 위협을 받게 된다. 

 

현재 전 세계 인구의 약 4분의 3이 바다에서 약 50km 이내에 살고 있으며, 수십억 명의 사람들이 조간대에 식량을 수확하거나 조달하고 있기 때문에 해당 생태계의 붕괴는 해안 지역 사회에 재앙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수는 바다의 열 조절에도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만조 시에는 더 차갑고 깊은 바닷물이 육지 가까이로 이동해 따뜻해지며 해류와 해양 순환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해안 기후를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상층 바람을 유도하는 역할도 한다. 만약 이런 메커니즘을 구동하는 조석력이 사라질 경우, 지구 주변의 열과 에너지 분산에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여 지구의 온도와 기후가 급격히 바뀔 예정이다.

 

현실감은 좀 떨어지지만, 더 심각한 문제도 있다. 현재 지구의 자전축은 태양 궤도를 기준으로 23.4도로 기울어져 있고 하루에 한번 도는 자전 주기에는 흔들림이 없다. 여기에는 달이 지구를 끌어다니는 ‘달의 인력’이 큰 역할을 하고 있어 지구가 자전축을 유지할 수 있다. 23.5도의 완만한 기울기로 햇빛이 지구에 골고루 퍼져 생명체가 살기에 이상적인 온도가 유지된다. 하지만, 달이 사라지면 예측 가능한 사계절이 사라지고 극이 때때로 적도에 위치하게 되면서 카오스 상태가 될 수 있다.

 

또, 지구상 많은 생물과 생태계가 달과 그 주기에 의존하며 적응해왔다. 달빛을 여행의 신호로 삼는 철새들도 있고, 산호의 동시 산란에는 달 뜨는 시간이 중요하는 등 특정 생물의 생활 주기나 행동은 달의 주기를 기반으로 한다.달은 또한 야행성 동물, 특히 야간 포식자에게 밤에 빛을 제공해 활동 반경을 넓혀 준다. 연구에 따르면, 작은 포유류는 포식자에게 잡혀먹을 위험 때문에 보름달이 뜰 때 활동을 제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빛이 없으면 먹이는 포식자의 눈에 잘 띄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 

 

우주 과학 분야에도 큰 타격이 예상된다. 달은 인류가 최초로 발을 디딘 외계인데, 달이 사라진다면 우주 탐사 목표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달은 지구 가장 가까이서 우주 장비를 테스트할 수 있고 태양계의 역사에 대해 많이 배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미국 항공우주국 NASA 노아 페트로(Noah Petro) 아르테미스3 미션 프로젝트 과학자는 “달은 초기 태양계의 타임캡슐”이라고 말했다. 달을 연구함으로써 태양이 어떻게 진화했는지, 달 표면에 대한 충돌의 역사는 무엇인지, 태양계 초기 단계의 모습에 대한 단서를 얻을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만약, 달이 사라진다면 지구의 기원을 이해하는 데 가장 좋은 자원을 잃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