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다 쌌니? 우주로 휴가 가자

"김 대리, 여름휴가 어디로 가?"
"아, 저는 가족들과 화성으로 가요"

 

믿기지 않겠지만 이 대화는 우리가 몇 년 안에 평범한 일상 속에서 나눌 대화일지 모른다. 우주는 더 이상 우리가 궁금해야만, 연구해야만 하는 존재가 아니다. 1492년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신대륙을 발견한 것처럼, 지금 21세기의 우주는 선점하는 자가 막대한 부를 독차지하고 세계를 지배하는 공간이 됐다. 

 

우주 여행 시장, 5년 뒤엔 2조원 규모!

우주 산업의 핵심 축을 맡고 있는 건 우주 관광 산업이다. 기술의 발전으로 최근 우주 비행 비용이 낮아지면서, 우주여행 상용화 시대가 가까워지고 있다. 이미 민간인만 탑승한 우주여행은 여러 차례 성공했으며, 현재 우주여행 관광 상품들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지난 3월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이머전 리서치 (Emergen Research)에 따르면 글로벌 준궤도 운송과 우주 관광 시장의 2021~2028년 연평균 수익률(CAGR)은 16.8%로 예측된다. 시장 규모 가치는 2020년 4억2370만 달러(약 5818억원)에서 2028년 14억4400만 달러(1조9834억원)로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맨 앞엔 머스크, 따라붙는 제프 베이조스, 리처드 브랜슨 

현재 우주 관광 산업은 스페이스X·블루오리진·버진갤럭틱 등이 주도하고 있다. 스페이스X는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화성의 식민지화·인류의 우주 진출을 목적으로 2002년에 설립했고, 블루오리진은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2000년 지구를 오염 산업으로 해방하기 위해 세웠다. 버진갤럭틱은 2004년 영국의 억만장자인 버진그룹의 리처드 브랜슨 회장이 상업적인 우주관광을 실현하기 위해 세운 기업이다. 

 

 

리처드 브랜슨 회장은 작년 7월11일 버진갤럭틱의 민간 우주선 'VSS 유니티'를 타고 지구 대기권 밖인 고도 약 88.5㎞ 상공까지 도달한 뒤 4분가량 미세 중력 상태를 경험하고 지구로 복귀하는 첫 우주 관광에 성공한 바 있다. 9일 뒤 제프 베이조스는 블루오리진의 우주 캡슐을 타고 '카르만 라인'(고도 100km)을 넘어 106km 준궤도에 오르는 데 성공했다. 이는 블루오리진의 첫 유인 비행 기록으로 남았다. 

 

기술력이 가장 앞서 있는 기업은 스페이스X다. 스페이스X의 우주선 '크루 드래건'은 작년 9월 민간인 4명을 태우고 575㎞ 궤도에 진입했다. 국제우주정거장(ISS·420㎞)보다 높은 곳이다. 최고 고도는 585㎞였다. 이들은 사흘 동안 우주 공간에서 일상을 보내며 '우주 관광'을 즐겼다. 

 

1000억 내고 ISS로 여행 간 일본인

작년 12월엔 1000억원을 내고 ISS로 여행을 간 민간인도 등장했다. 주인공은 일본 '패션 재벌' 마에자와 유사쿠(47)다. 마에자와는 자신의 비서인 히라노 요조(37)와 러시아 우주선을 타고 ISS에서 12일간 우주관광을 즐겼다. 그는 ISS에 머무는 동안 과자 먹기, 화장실 이용 등을 주제로 우주생활 영상을 유튜브에 올려 100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모았다. 

 

 

우주 호캉스도 현실이 된다

2027년엔 우주에서 호캉스도 즐길 수 있다. 미국 우주개발회사 '오비탈 어셈블리(OAC)'는 최대 450명까지 수용 가능한 우주호텔 '보이저 스테이션'을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국제우주정거장(ISS)보다 조금 높은 지구 500~550㎞ 상공의 저궤도에 세워진다. 2025년 착공해 2년 뒤인 2027년부터 우주 여행객을 받는게 목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출신의 기술자들과 조종사, 그리고 다수의 건축가들로 이뤄진 오비탈 어셈블리가 현재 작업을 진행 중이다.

 

 

민간 업체들이 우주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면서 우주 산업에 대한 기대감은 날로 커지고 있다. 아직 많은 이들에게 '그림의 떡'이지만 우주여행의 문턱은 점차 낮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