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괴짜 억만장자
빅뱅의 탑과 달나라로?

학교에선 드럼을 쳤고
우주에선 탁구를 친다
내년에 달 여행 나서는 마에자와 유사쿠

“달 주변 비행에 나설 첫 민간 여행자는....”

2018년 9월 17일(현지시각)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호손에 있는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체 개발 중인 118m 크기의 차세대 초대형 재사용 우주선 ‘빅 팰컨 로켓(BFR)’의 사양을 공개했다. 이어 인류 최초의 민간인 달 관광객의 이름을 불렀다. 그 주인공은 일본의 사업가 마에자와 유사쿠(前澤友作·47)였다. 

 

 

머스크의 선택을 받은 남자

1975년생인 마에자와는 일본의 최대 온라인 패션 쇼핑몰 '조조타운'의 설립자다. 2018년 9월 포보스 선정 일본 18대 부호로 꼽히기도 했다. 

그는 발표 현장에 직접 등장해 "꿈을 이루게 해준 스페이스X에게 감사한다”며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 6~8명과 함께 2023년 달에 가겠다”고 말했다. 일론 머스크는 마에자와를 선발한 이유에 대해 "모험심이 강하고, 달에 가고자 한 의지가 강했다"고 설명했다.

 

괴짜 사업가 마에자와는 누구?

일본 지바현 가마가야 출신인 마에자와는 명문대 진학률이 높은 와세다실업학교에 입학했다. 그러나 그는 공부엔 큰 관심이 없었다. 출석일수도 모자라 졸업도 겨우 했다고 한다. 학창 시절 내내 그는 '음악'에 몰두했다. 친구들과 '스위치 스타일'이라는 밴드를 결성했고, 마에자와는 드럼 연주자로 활동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마에자와는 미국으로 음악 유학을 떠나 레코드와 CD를 수집했다. 이후 일본으로 돌아와 1995년부터 수입 레코드와 CD를 판매했다. 규모가 점점 커지자, 그는 1998년 음악 앨범 온라인 판매회사 스타트투데이(Start Today)를 차리며 본격적인 사업가로 활동했다. 2004년에는 온라인 의류 쇼핑몰 조조타운을 설립하며 사업 영역을 넓혔다.

 

 

 

 

10억을 뿌리던 파격의 사나이

마에자와는 '괴짜' 경영자로도 유명하다. 그는 사업을 시작하기 전 시장조사를 하지 않거나, 하루 6시간 근무제 도입, 직급 수당을 제외한 기본급을 전(全) 사원에게 동일하게 주는 등 '파격 경영' 행보로 명성을 떨쳤다. 실제로 하루 6시간 근무제를 도입한 이후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아진 것은 물론, 직원 1인당 생산성 역시 상승했다고 한다. 

그의 괴짜 기행은 SNS에서도 발휘됐다. 그는 '돈이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지'를 실험하겠다며, 트위터 팔로워 중 100명을 추첨해 약 10억원씩 나눠주는 이벤트를 열어 화제를 몰기도 했다. 

 

억만장자가 '우주'에 빠진 이유

일본 최대 의류 전문 온라인 쇼핑몰로 자리매김하며 승승장구하던 그는 갑자기 '우주'에 푹 빠지게 된다. 마에자와가 '우주 여행'에 관심을 집중하기 시작한 시점은 자사 지분 매각 후다. 2019년 마에자와는 소프트뱅크그룹 계열인 야후재팬에 조조타운 지분 36.76% 가운데 30%를 매각했다. 그리고 그는 지분 매각을 계기로 퇴임을 발표하고, 대신 우주여행 준비를 위해 공부하겠다고 선언했다. 

 

마에자와의 좌우명은 ‘좋아하는 일을 하자’라고 한다. 그는 “정말 좋아하고 즐길 수 있는 일을 해야 사업도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달 여행을 결정한 이유도 “어렸을 때부터 달을 사랑했고, 달 여행이 일생의 꿈이었다”고 했다.

 

"수학여행처럼 설레요" 

2023년 달 여행을 앞둔 마에자와는 2021년 12월 국제우주정거장(ISS) 여행을 먼저 다녀왔다. 

2021년 5월 13일(현지시각) 러시아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와 미국 우주관광 전문 업체 '스페이스어드벤처스'는 2009년 중단했던 민간인 우주관광 서비스를 재개한다며, 마에자와와 그의 직원 히라노 요조가 ISS에 여행을 떠난다고 발표했다. 두 사람은 모스크바 인근의 '가가린 우주인 훈련 센터'에서 3개월간 본격적인 비행 훈련을 받았다. 

그리고 2012년 12월 8일. 마에자와는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러시아 ‘소유스 MS-20’ 우주선을 타고 ISS로 향했다. 그는 발사 전 기자회견에서 "수학여행을 기다리는 초등학생처럼 설렌다"고 했다. 

여행 기간은 12일. 동승자인 히라노는 우주선 안에서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고, 영상은 마에자와 유튜브 계정에 올라오며 많은 화제를 모았다. 그의 유튜브에는 무중력 공간에서 종이비행기를 접고 날리기, 배드민턴 치기, 요요 해보기, 탁구 해보기 등 다양한 활동 영상들이 게재돼 있다.  

 

내년엔 달 여행, 빅뱅의 탑이 동행할까

마에자와는 내년에 5년 전 약속했던 달 여행을 떠날 예정이다. 그는 작년 3월, 자신과 함께 자신과 함께 달 여행을 할 동승자 8명을 공개 모집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이 '예술가'라고 생각하는 사람을 뽑겠다면서 우주 여행을 통해 크게 성장해 인류와 사회에 도움을 줄 가능성이 사람이면 누구가 지원이 가능하다고 했다. 마에자와는 “달에 가는 데 3일, 달의 뒷면을 거쳐 돌아오는 데 3일 걸린다. 티켓을 전부 사 놓아 전세 우주선이다. 즐거운 여행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마에자와와 달 여행을 함께 할 동승자 명단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마에자와는 그룹 '빅뱅' 탑과 자주 만남을 가지면서, 일각에서는 탑이 동승자 중 한명이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