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으로 이사를 간다면, 어디서 사는 게 좋을까?
미국 뉴욕타임스는 29일(현지시각) 가혹한 우주 환경에서 생존하기 가장 좋은 지하동굴 9곳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9곳은 미국 지질학자들이 최근 덴버에서 열린 지질학회 모임에서 발표했다. 9곳 모두 가벼운 탐사선이 착륙할 수 있는 장소에서 가깝다. 일부는 지하 깊은 곳에 있다.
미 애리조나대 지질학자 니콜 바다벨리아스는 이 동굴들이 가혹한 화성 환경을 견뎌낼 수 있는 휴식 장소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화성 표면은 방사선이 너무 강하고 크고 작은 운석 피해를 입을 수 있으며 밤낮으로 기온 변화가 크다"고 말했다.
바다벨리아스 박사 연구팀은 화성에서 가장 살기 좋은 장소를 찾기 위해 화성 궤도 위성이 촬영한 고해상도 영상에 입구가 포착된 1000여곳의 동굴들과 동굴들이 위치한 지역의 특성을 살펴봤다.
연구팀은 두 가지 기준만 봤다. 우주선 착륙 지점에서부터 약 100km 이내에 있어야 하며, 고해상도 영상이 입수된 곳이어야 했다.
우주선이 착륙하기에 적합한 장소로는 고도가 300m 이내인 지역으로 규정했다. 그래야 우주선이 밀도가 낮은 화성의 대기를 통과해 착륙하는데 충분한 시간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바다벨리아스 박사는 "매우 옅은 화성의 대기는 우주선 착륙에 필요한 감속되는 효과가 작아서 대기층 표면에 닿은 뒤 착륙하기까지 여유가 없기 때문에 대기권 진입, 하강, 착륙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또 화성탐사궤도 위성에 탑재된 고해상도과학실험장비로 촬영한 가로세로 1m 해상도의 사진이 있는 곳만을 검색했다. 이런 곳은 전체의 5%에 불과했다.
두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동굴 후보지는 총 139곳이었다. 연구팀은 이곳의 사진과 영상을 하나하나 조사했고, 구덩이가 있는 곳들을 추려 그중 깊은 동굴 9곳을 가려냈다.
바다벨리스 박사는 9곳 중 가장 큰 동굴은 축구장이 들어갈 수 있는 크기라고 전했다. 그러나 현재 화성에 있는 탐사선으로는 이 동굴을 탐사할 수가 없어서 현재로선 화성 궤도 우주선을 이용한 정밀 관찰만 가능하다고 한다.
바다벨리스 박사는 여러 각도로 촬영한 후보 동굴 영상을 검토하면 보다 상세한 동굴 모양을 밝혀낼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