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이 '찰칵'
지구를 찍었다

순항하는 오리온, 우주에서 촬영한 사진 전송
우주선 안팎에 총 24대 카메라 장착
우주선 내부 무네킹 모습도 촬영

 

 

반세기만의 달 복귀 임무를 위해 발사된 달 왕복선 오리온이 사진을 보내왔다. 지구에서 약 9만1200㎞ 떨어진 곳에서 전송한 사진에는 오리온 우주선의 비행 모습이 담겨 있었다. 그 뒤에는 파란 지구가 반짝이고 있었다. 이는 1972년 아폴로17호 이후 50년 만에 유인우주선에서 촬영된 지구 사진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은 16일 미국 동부시각 기준으로 오전 1시47분(한국시각 오후 3시47분)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아르테미스 1호를 발사했다.

 

9시간 뒤 나사는 오리온 우주선이 촬영한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은 지구에서 약 9만2000km가량 떨어진 곳, 달과 지구 간 거리의 약 5분의 1지점에서 촬영했다. 당시 오리온은 시속 8800km로 나아가고 있었다. 사진 속에서 오리온 우주선의 선체는 태양 빛을 받아 밝게 빛나고 있었고, 그 뒤에는 검은 우주 속에서 파랗게 빛나는 지구가 절반가량 가려져 있었다. 

 

샌드라 존스 NASA 대변인은 "50여년 전 아폴로 미션 때 이후 처음으로 인간이 탈 수 있는 우주선에서 촬영한 지구의 모습"이라며 "우리의 파란 보석이 검은 우주에서 빛나고 있는 사진은 새로운 세대인 '아르테미스 세대'의 상상력을 사로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은 오리온 우주선의 태양전지판 끝에 달린 카메라로 촬영됐다. 나사는 비행 과정을 담기 위해 발사체에 8대, 오리온에 16대 카메라를 설치했다. 나사 존슨 우주센터의 오리온 영상 책임자인 데이비드 멜렌드레즈는 “오리온에 달려있는 4개의 태양 전지 날개 끝에는 일반 상용 카메라가 달려 있는데, 이는 우주에서 사용하기 위해 고도로 개조됐으며 우주선 바깥 모습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나사는 오리온 내부 모습도 공개했다. 조종석에는 오렌지색 우주복을 입힌 마네킹 사령관 ‘무네킹 캄포스’(Moonikin Campos)가 앉아 있었다. 무네킹은 문(Moon)과 마네킹(manikin)의 합성어이고, 캄포스는 달로 향하던 중 산소탱크가 폭발한 아폴로 13호의 무사귀환을 도운 NASA 매니저 아르투로 캄포스에게 경의를 표하는 뜻으로 공모를 통해 붙여진 이름이다. 오른쪽에는 바깥을 볼 수 있는 작은 창이 있었다. 

 

오리온은 발사 엿새째인 오는 21일 달에 약 100㎞까지 근접 비행하며 달의 자전과 반대 방향으로 도는 ‘원거리역행궤도’(DRO)에 진입한다. 이후 달의 뒷면에서 약 6만4000㎞를 더 나아가게 되며 이 과정에서 지구에서 약 45만㎞ 떨어진 곳까지 비행한다. 만약 성공하면, 아폴로13호가 세운 유인우주선 원거리 비행 기록을 경신하게 되는 것이다. 오리온은 다음달 11일 샌디에이고 인근 태평양에 입수하는 것으로 26일에 걸친 무인 비행을 마친다. 총 왕복 비행시간은 25일 11시간36분으로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