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도의 과학자들
짐싸서 대륙간다

일본의 젊은 과학자들, 중국으로 중국으로
"든든한 지원, 자유로운 소통 분위기
일본은 상명하복식 경직된 구조"

 

일본의 젊은 과학자들이 중국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일본 아사하신문은 18일 '과학자들이 왜 일본을 버리고 중국으로 향하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젊은 과학자들이 일본의 열악한 연구 환경에 절망해 중국행을 선택하고 있다"며 일본 내 인재 유출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아사히신문은 중국행을 택한 일본 과학자들의 스토리를 전하기도 했다. 30대인 한 일본인 과학자 A씨는 일본에서 수년간 국립대 부교수직에 도전했으나, 연거푸 실패했다. 그는 연구 실적도 뛰어났다고 한다. 그러나 2019년 겨울. 그에게 새로운 기회의 문이 열렸다. 미국에서 열린 학술대회에 참석한 그는 중국에서 온 교수와 만나 대화를 나눴다. 그 교수는 새로운 연구소를 설립하겠다고 알렸고, 중국으로 돌아온 A씨는 아내에게 "열정적인 사람들과 함께 공부하고 싶다"며 가족들을 데리고 중국으로 갔다.

 

A씨는 "중국에서 가장 놀란 점은 다들 열정적이라는 것이다. 논문을 쓰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고, 나 역시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중국과 일본의 큰 차이는 사회 전체가 과학과 연구를 중시한다는 점"이라며 "젊은 연구원들이 일자리와 지위를 모두 갖고 있었다"고 했다.  우주공간 플라스마 물리학을 전공하고, 일본 토카이 대학을 거쳐 베이징 대학에서 박사 과정을 취득한 4대의 노와다 모토하루 교수는 2015년부터 산둥대학에서 교수로 일하고 있다. 

 

그는 일본과 중국의 가장 큰 차이는 '소통' 방식이라고 했다. 그는 "일본의 대학은 상명하복식 경직된 소통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중국의 대학은 이와 상반된다"며 "학자들은 자유로이 토론하고, 젊은 과학자라도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는게 놀라웠다"고 했다. 그는 "최근 연구비도 많고, 연구 시간도 충분히 확보활 수 있는 중국에 가겠다는 연구원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일본보다 연구 지원비가 넉넉하다는 점도 중국의 메리트"라면서 "연구 아이디어와 성과만 있다면, 연령이나 경력과 무관하게 승진하고, 연구비를 지원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고 말했다. 

 

문부과학성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피인용건수 상위 10%의 논문 수 1위는 중국이었다. 일본은 20년 전 세계 4위였지만, 10년 전 6위로 하락했고, 지난해에는 12위로 낮아졌다. 아사히신문은 "중국은 국가가 나서서 과학인재를 적극 육성하고 있으며, 관련 제도 역시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며 일본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