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하늘에 매트릭스?
그 정체는 [영상]

영화 '매트릭스'의 한장면 처럼 녹색 레이저 깜빡깜빡
하와이 마우나케아 천문대 스바루 망원경 포착
전문가들 "NASA 발사한 관측위성이 쏜 레이저"

1월28일(현지시각) 새벽 2시쯤. 하와이 마우나케아 상공에서 녹색 레이저가 깜빡였다. 영화 '매트릭스'의 한장면 같았다. 이 레이저의 정체는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가 발사한 지구 관측 위성이었다. 7일 미국 과학 전문매체 라이브사이언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하와이 마우나케아 천문대에 설치된 스바루 망원경에서 녹색 레이저가 순간 포착됐다.

 

 

스바루 망원경을 관리하는 일본 국립천문대(NAOJ)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조용한 밤하늘에 녹색빛의 긴 줄이 빠르게 일정한 간격을 두고 차례대로 지나간다. 이를 본 전문가들은 나사가 발사한 지구 관측 위성의 레이저라고 추정하고 있다. NAOJ는 인공위성 중에서도 '아이스샛(ICESat)-2호'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아이스샛-2호는 나사가 10억 달러를 들여 만든 것으로, 2018년 말에 발사됐다. 지구 500㎞ 상공 궤도를 돌면서 빙상 고도와 해빙 두께, 빙붕, 영구 동토층 등 지구의 극저온권의 변화를 추적한다. 

 

 

나사가 공개한 아이스샛-2호의 상상도를 보면 지구 저궤도에서 지구를 향해 이번에 포착된 것과 비슷한 형태의 초록색 레이저를 발사하고 있다. 약 20조 개의 광자로 이루어진 레이저 펄스다. 한편 NAOJ는 지난달 18일 비슷한 위치에서 소용돌이를 포착했다. 영상을 보면 하늘에서 흰색 원이 바깥쪽으로 펼쳐져 나가며 나선형 궤도를 형성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후 점차 희미해지다 사라진다. 

 

 

전문가들은 로켓발사로 인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당일 오전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기지에서 스페이스 X의 로켓이 발사됐는데, 팰컨 헤비 로켓 2단이 본체에서 떨어져 나와 자유 낙하하며 그린 궤도가 소용돌이 모양을 만들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