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위성 폭발,
파편이 더 위험하다

2014년 발사된 '코스모스 2499’
지구 궤도서 폭발, 동체 일부 파괴
80여개 파편들 다른 위성들과 충돌 등 우려
전문가들 "파편, 고도 1169㎞에 흩뿌려져
많은 인공위성들이 집중돼 있는 위치"

러시아 위성이 지구 궤도에서 폭발해 동체 일부가 파괴됐다. 이 과정에서 위성의 파편 80여개가 흩뿌려졌는데, 과학계에서는 이 파편들이 다른 위성들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한 우주쓰레기를 양산했다는 비난도 쏟아지고 있다. 

 

미국 우주군 제18우주방위연대는 7일 공식 트위터 계정에 러시아 위성인 '코스모스 2499’가 지난달 4일 오전 3시57분쯤 궤도 1169km 상공에서 파괴돼 85개의 파편이 지구 궤도로 흩뿌려졌다고 전했다. 미국 우주군은 한 달간의 분석을 거쳐 해당 사실을 공개했다고 덧붙였다.  '코스모스 2499'는 2014년 5월 로드닉(Rodnik)사의 군사 통신위성 3기와 함께 발사됐다. 정확한 발사, 운영 목적은 알려지지 않았다. 위성 전문가들은 타국 위성을 파괴하거나 자국 위성을 정비하는 역할을 하는 '킬러 위성'으로만 추측하고 있다. 미군은 오랫동안 '코스모스 2499'를 관찰해왔다. 

 

 

아직 정확한 폭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단, 미국의 우주 파편 추적 기업인 ‘레오랩스’는 9일 트위터를 통해 “잠정 분석 결과, 코스모스 2499에서 ‘저강도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파편의 움직임과 속도를 분석한 결과, 위성의 추진 시스템이 폭발했다는 설명이다. 

 

과학계는 이번 위성 파편으로 '우주 교통사고'를 걱정하고 있다. 이미 지구 궤도에는 수많은 파편들이 떠돌아다니고 있다. 유럽우주청(ESA)은 지구 궤도 전체에 10cm 이상 3만6500개 이상, 1~10cm 100만개 이상, 1cm~1mm은 약 3억3000만개 이상의 우주쓰레기가 존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우주쓰레기들은 초속 7㎞의 속도로 우주 궤도를 돌고 있는데, 정상 작동 중인 위성에 구멍을 낼 수 있는 수준이다. 

 

과학계에선 '코스모스 2499'의 파편이 흩뿌려진 고도가 1169㎞라는 데 주목하고 있다. 많은 인공위성이 집중돼 있는 고도(200~2000㎞) 안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레오랩스는 “고도가 비교적 높기 때문에 파편이 대기권에 진입해 불타 사라지려면 수십년은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