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우주비행센터장,
이 책에 손을 얹고 선서

고다드 첫 여성 우주비행센터장에 임명된 매킨지 리스트럽
관례이던 성경책 대신 칼 세이건의 '창백한 푸른점' 선택
1990년 보이저 1호가 우주에서 지구를 찍은 사진
인류 역사상 ‘가장 철학적인 천체 사진’으로 불려
“저 점을 보라. 그것이 여기다. 그것이 집이다. 그것이 우리다”
칼 세이건이 남긴 명언도 유명

미 항공우주국(NASA 나사)이 신임 고다드 우주비행센터장으로 천체물리학자인 매킨지 리스트럽을 임명했다. 취임식은 7일(현지시각)진행됐다. 이날 취임식에서 눈길을 끈 건, 리스트럽의 취임 선서 모습이었다. 그는 빌 넬슨 나사 국장을 보며 왼손은 책 위에 올린 채 오른손을 들고 선서를 했는데, 이 책은 성경이 아닌 천문학자 칼 세이건이 쓴 베스트셀러 ‘창백한 푸른 점’이었다. 

 

 

‘창백한 푸른 점’은 1990년 2월14일 나사의 태양계 탐사선 보이저 1호가 우주에서 지구를 찍은 사진을 뜻하기도 한다. 지구로부터 60억km 떨어진 곳에서 촬영됐다. 당시 보이저 1호의 사진 촬영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미국의 천문학자 칼 세이건이 나사 당국을 설득해 보이저 1호의 방향을 지구로 돌려 찍었다. 

 

 

이 사진은 인류 역사상 ‘가장 철학적인 천체 사진’으로 불린다. 칼 세이건도 이 사진을 두고 “저 점을 보라. 그것이 여기다. 그것이 집이다. 그것이 우리다”라는 말을 남겼다. 먼 우주에서 본 지구는 ‘푸른 점’에 지나지 않지만, 우리의 고향을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는 뜻이다. 

 

보통 취임 선서에서는 ‘성경’책을 이용하지만 리스트럽은 ‘창백한 푸른 점’을 선택했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칼 세이건은 누구나 쉽게 과학을 접할 수 있고 의미 있게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창백한 푸른 점’은 우주 탐험과 우리 별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면서 “고다드 센터가 하는 일과의 연관성을 생각해 취임식에 책을 포함시켰다”고 밝혔다.

 

1959년 설립된 고다드 우주비행센터는 미국 최초의 우주비행센터로, 태양계와 우주를 연구하기 위한 새로운 기술을 연구하고 우주선 등을 개발하는 시설이다. 직원수만 1만명이 넘는다. 리스트럽 신임 센터장은 고다드 우주비행센터의 첫 여성 센터장이다. 천제물리학자 출신인 그는 미국의 우주 장비 제조업체 볼 에어로스페이스의 부사장을 지냈다.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과 X선 우주망원경(IXPE), 지구관측위성 ‘랜드샛9′ 등 다양한 우주 프로젝트에도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