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평화!"
링고 스타 목소리, 우주로~

사랑과 평화를 외치는 모습을 담은 링고 스타의 인스타그램.

 

“평화와 사랑!”

 

83번째 생일을 맞은 비틀스의 멤버 링고 스타가 외쳤다. 그의 이 목소리는 NASA(미국 항공우주국)의 기술을 타고 우주로 전송됐다.

 

미국의 각종 매체에 따르면 현지시간 8일, NASA가 전설적인 영국의 밴드 비틀스의 멤버 링고 스타가 83세가 된 날 캘리포니아주 바스토에 있는 기지에서 그가 ‘평화와 사랑’을 외쳤고,그 목소리를 우주로 송출했다. 링고 스타는 지난 15년간 매년 생일이 되면 가족, 지인과 함께 ‘평화와 사랑’을 외치며 생일을 기념해 왔다.

 

NASA는 이날 트위터에 “링고 스타의 83번째 생일을 축하한다”면서 “지금 우리는 스테판의 5중주에 #PeaceAndLove(평화와 사랑)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링고 스타는 “정말 멋진 생일이었다”고 화답했다.

 

NASA가 스타의 목소리를 날려 보낸 곳은 ‘스테판의 5중주(Stephan's Quintet)’로 불리는 5개 은하단이다. 프랑스의 천문학자 스테판이 1877년 처음 관측해 이런 명칭이 붙었다. 당시에는 은하가 아니라 성운으로 알려졌는데, 이후 관측에서 사실은 5개의 은하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호주에 설치된 거대 전파안테나 딥스페이스 네트워크. / NASA

 

우주로 목소리를 보낸 이 작업은 거대 전파안테나 ‘딥스페이스 네트워크(DSN)’를 통해 이뤄졌다. NASA는 미국, 스페인, 호주에 각각 1개씩 있는 DSN으로 우주와 24시간 통신을 유지하고 있다.

 

1969년 달 착륙에 성공한 뒤 인류는 우주에서 혹시라도 조우할지 모를 미지의 외계 문명을 향해 잇따라 메시지를 보내왔다.

 

메시지를 보낸 방식은 두 가지. 첫째는 우주선에 실어 보내는 것이다. 1972년과 1973년 발사한 파이어니어 10호와 11호에는 금속판을, 1977년에 보낸 보이저 1호와 2호에는 골든레코드를 실었다. 금속판에는 남자·여자의 모습과 태양계 구조 그림이, 보이저 골든레코드에는 다양한 이미지와 자연의 소리, 한국어를 포함한 55개 언어의 인사말 등이 담겼다.

 

다른 하나는 지상에서 우주를 향해 직접 전파 메시지를 쏘는 것이다. 지금 NASA가 사용하고 있는 DSN는 미국 캘리포니아와 호주, 스페인 등 3곳에 있는 30~70m 지름의 거대 안테나 네트워크로 태양계 어디에서든 통신이 가능한 시스템이다.

 

1950년대말에 처음 계획된 이래 기술이 실현되면서 미국의 아폴로 계획과 달, 금성, 화성의 무인 탐사선 미션은 물론이고 보이저 미션 등 태양계 탐사임무에서 없어서는 안될 기반 통신시설로 활용되고 있다.

 

어떻게 이렇게 먼 거리에서 통신이 가능한 것일까.

 

먼저 통신에 사용하는 주파수가 넓게 퍼지지 않지만, 강하게 직진하는 마이크로웨이브파다. S band(2.29~2.30 GHz), X band(8.40~8.50 GHz), Ku band(31.8~32.3 GHz)의 세 가지로 X와 Ku 밴드의 경우 일반적으로 우리가 통신에 사용하는 주파수에 비해서 상당한 고주파수인데, 이를 빔처럼 쏘는 것이다.

 

문제는 거리 때문에 전파의 세기가 거리에 제곱에 반비례해서 약해진다는 것. 따라서 먼 우주에서 통신을 시도하는 경우 지구에서 보내는 것도 문제지만, 우주선에서 지구로 오는 신호도 극도로 약한 상태가 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지구에서는 거대한 안테나가 필요한 것이다. 약해진 신호를 잡는 안테나는 절대 영도에 가까운 상태에서 작동하는 민감한 리시버를 이용해 극도의 민감도를 유지해야 한다.

 

NASA의 딥 스페이스 네트워크, 즉 DSN은 이미 계획된 거리보다 훨씬 먼 장소에서 통신을 주고 받고 있으며, 이제 태양계 너머에 약 3억 광년 떨어져 있는 은하군 ‘스테판의 5중주’에까지 인간의 목소리를 쏘아내는 도전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