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조스 vs 머스크
미래를 건 '위성 발사경쟁'

아마존, '카이퍼 프로젝트' 첫 위성 2기 발사... 스페이스X에 도전장

아마존은 5일 미국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에서 인터넷 통신 위성 2기를 ULA의 아틀라스V 로켓에 실어 발사했다. / 아마존, X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에게 인공위성은 기업의 위상과 미래를 가를 분수령. 아마존은 '카이퍼(Kuiper)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수년 내 지구 저궤도에 3200기 이상의 위성을 띄워 전세계에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현실화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Elon Musk)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장악하고 있는 우주-위성사업에 강력한 도전장을 던진 셈이다. 

 

제프 베이조스(Jeff Bezos)가 이끄는 아마존은 현지시간 10월 5일 오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에서 인터넷 통신위성 2기를 유나이티드 론치 얼라이언스(ULA)의 아틀라스V 로켓에 실어 발사하는데 성공했다.   

 

아마존의 위성 카이퍼샛(KuiperSat) 1, 2호는 이날 지구 상공 500㎞ 궤도에 진입했다. 2018년부터 카이퍼 프로젝트에 100억달러(13조 4900억원)를 투자해 온 아마존의 노력이 첫 결실을 본 것이다. 현재 인터넷 통신은 소비자의 단말이 기지국과 무선통신을 하고, 기지국 사이는 광케이블로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이다. 아마존이 위성을 이용해 직접 통신을 시작하면 시차 없이 어느 곳이나 통신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된다. 우주 인터넷은 지상 기지국이 바로 위에 있는 위성으로 정보를 보내면, 위성들이 레이저 통신을 통해 교신이 필요한 지역 상공의 위성까지 정보를 보낸다. 해당 지역의 위성이 다시 정보를 수신지역의 기지국으로 보내면 통신이 완료된다. 

 

아마존의 카이퍼 프로젝트 추진 홍보 이미지. / 아마존

 

카이퍼 프로젝트가 계획대로 진행되면 스페이스X가 이미 서비스하고 있는 위성 인터넷 통신 서비스인 스타링크(Starlink)와 경쟁체제가 구축된다. 스페이스X는 인터넷 통신용 위성 1만2000여기를 우주에 띄울 계획. 현재 4800여기가 작동하고 있다.

 

영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 다른 기업들도 위성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현실에서, 아마존은 발빠르게 스페이스X를 따라잡아야 하는 입장. 아마존은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로부터 우주 인터넷용 주파수를 허가받았고, 이에 따라 2026년 7월까지 최소한 카이퍼 시스템의 절반을 지구 궤도에 구축해야 한다. 최종 완성 일정은 2029년 7월로 잡혀있다.

 

일정을 맞추려면 위성 발사 로켓도 많이 필요하다. 머스크의 스타링크 위성은 스페이스X 팰컨9 로켓으로 발사되고 있다. 베이조스는 다른 로켓기업들과 100회 이상의 발사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역시 자신이 세운 우주 기업인 블루 오리진(Blue Origin)을 이용한 우주 인터넷 위성을 발사하는 쪽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아마존은 지난해 4월 83기의 로켓을 구매한다고 발표했다. 블루 오리진에서 27기를 구매하고, 나머지는 프랑스의 아리안스페이스(Arianspace)와 미국의 ULA에서 구매했다. 위성 발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는 대목이다. 

 

대한민국의 달 탐사 궤도선 '다누리'호(KPLO)은 미국 케이프 커내버럴에서 스페이스X 팰컨9에 실려 발사됐다. / 스페이스X, 연합뉴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와 제프 베이조스의 아마존이 벌이는 위성경쟁은 곧바로 우주경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NASA는 유인 달탐사 프로그램 아르테미스에서 블루 오리진을 스페이스X에 이어 두번째 달착률선 개발업체로 지정한 바 있다. 이미 팰컨9으로 국제우주정거장 화물과 우주인 수송을 맡고 있는 스페이스X와 뉴셰퍼드 로켓으로 우주관광을 성공한 바 있는 블루 오리진의 경쟁이 본격화되리라는 전망이다. 

 

이처럼 우주경쟁이 치열해지는 것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현재 밤하늘에서 가장 빛나는 별 중 하나가 인공위성인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칠레 아타카마대학 연구팀이 '네이처(Nature)'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지상에서 500km의 저궤도를 도는 미국의 민간 통신위성 블루워커3호가 '최대 겉보기 밝기 등급'이 0.4로 나타나, 밤하늘에서 8번째로 밝게 빛나는 물체로 보고됐다. 이같은 관측상의 혼란뿐 아니라, 우주 쓰레기와 충돌 위험 등 각종 비상상황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천문학계의 주장에도 귀를 기울여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