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뒷면-지구돋이 본 첫 인류
아폴로8호 선장 숨졌다

달 궤도 처음 돈 유인우주선 아폴로8호 선장 프랭크 보먼

아폴로8호 선장으로 달 궤도를 돌며 달의 이면을 최초로 목격한 인류가 된 프랭크 보먼이 11월 7일 별세했다. / NASA

 

"아폴로8호 승무원 일동은 지구에 있는 여러분 모두에게 신의 축복이 있기를 기원한다. 메리 크리스마스!"

 

1968년 크리스마스에 지구인들은 아주 특별한 성탄인사를 받았다. 달의 궤도를 돌고있는 인류 최초의 인간으로부터 온 인사였다. 달의 이면을 최초로 본 인간, 달에서 '뜨는' 지구를 최초로 본 인간, 아폴로8호의 선장 프랭크 보먼(Frank Borman)의 인사였다. 달에서 성탄인사를 보낸 인류 역사상 최초의 인간인 보먼이 현지시간 11월 7일, 미국 몬태나주의 한 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향년 95세.  

 

NASA에 따르면 보먼의 가족 대변인인 짐 매카시는 보먼이 지난 7일 몬태나주 빌링스 의료센터에서 뇌졸중으로 치료를 받던 중 사망했다. 보먼은 2016년 미 우주 비행사인 존 글렌의 사망 이후 미국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우주비행사였다.

 

보먼은 1968년 12월 인류 최초로 달의 궤도에 진입한 아폴로8호의 선장이었다. 당시 조종사였던 제임스 로벨, 윌리엄 앤더스와 함께 지구를 떠난 보먼은 편도로 37만8000㎞를 날아가 달 궤도에 안착, 10바퀴를 돌면서 달의 뒷면까지 살펴본 뒤 지구로 돌아왔다.

 

'지구돋이(Earthrise)'. 아폴로8호 우주인이 촬영한 최초의 지구 모습.  / NASA

 

보먼을 포함한 3명의 우주인은 1968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이브에 달의 궤도를 돌았고 당시 달에서 바라본 지구의 모습을 생중계로 전했으며, 성경 창세기의 구절을 돌아가면서 읽었다. 아폴로8호의 사진가였던 앤더스는 NASA가 지급한 카메라로 이 장면을 컬러로 남겼다. 달 표면 위로 지구가 떠 오르는 장면을 찍은 이 사진을 두고 '지구돋이(Earthrise)'라는 이름이 붙었다.

 

보먼은 지구에 돌아온 이후 "내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마음을 사로잡는 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달에서 본 지구의 모습을 다음과 같이 시적으로 표현했다. "우주 공간에서 색을 가진 유일한 것이었다. 모든 것이 검은색 또는 흰색이었는데 지구만은 아니었다. 지구는 대부분 부드럽고 평화로운 파란색이었고 대륙은 분홍빛을 띤 갈색으로 윤곽이 잡혔고 항상 거대한 지구 위에 떠 있는 긴 솜털처럼 흰 구름이 떠다녔다."

 

당초 아폴로8호의 임무는 지구 궤도를 도는 것이었는데, 소련이 달 궤도 유인우주선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 NASA가 급하게 계획을 바꾼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게 해서 처음 달의 궤도를 돈 유인우주선이 된 아폴로8호는 1969년 7월의 아폴로11호 발사와 닐 암스트롱의 달 착륙 시발점이 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28년생인 보먼은 1950년 웨스트포인트 육군사관학교에 입학, 졸업 이후 공군에 입대했다. 1960년 보먼은 캘리포니아 에드워드 공군 기지에서 항공기 성능을 시험하는 테스트 파일럿으로 참가해 NASA의 파일럿 프로그램 커리큘럼을 구성하는 데 도움을 줬다. 이후 1962년 우주비행사로 합류, 1968년 아폴로8호의 수장으로 발탁됐다.

 

아폴로8호 비행을 마치고 1970년 대령으로 공군에서 퇴직한 보먼은 경영난을 겪고 있던 이스턴항공에 들어가 수석 부사장을 거쳐 1975년 CEO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빌 넬슨 NASA 국장은 애도성명을 통해 "오늘 우리는 NASA의 최고 중 하나였던 사람을 기억한다. 보먼은 진정한 미국의 영웅이었다"며 "프랭크는 '탐험이야말로 진정한 인간 정신의 본질'이라고 말해 인류를 단합하는 탐사의 힘을 깨우쳐 주었다"고 말했다. 

 

다음은 빌 넬슨 NASA 국장의 애도성명 전문이다. 

 

“Today we remember one of NASA’s best. Astronaut Frank Borman was a true American hero. Among his many accomplishments, he served as the commander of the Apollo 8 mission, humanity’s first mission around the Moon in 1968. His lifelong love for aviation and exploration was only surpassed by his love for his wife Susan.

 

Frank began his career as an officer with the U.S. Air Force. His love of flying proved essential through his positions as a fighter pilot, operational pilot, test pilot, and assistant professor. His exceptional experience and expertise led him to be chosen by NASA to join the second group of astronauts.

 

In addition to his critical role as commander of the Apollo 8 mission, he is a veteran of Gemini 7, spending 14 days in low-Earth orbit and conducting the first rendezvous in space, coming within a few feet of the Gemini 6 spacecraft.

 

Frank continued his passion for aviation after his time with NASA as the CEO of Eastern Airlines. 

 

Frank knew the power exploration held in uniting humanity when he said, ‘Exploration is really the essence of the human spirit.’ His service to NASA and our nation will undoubtedly fuel the Artemis Generation to reach new cosmic shor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