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실패!'
스타십 발사-폭발에 찬사?

스페이스X 2차 시험비행에 'successful failure' 평가

스페이스X의 거대 우주선 스타십이 발사를 기다리고 있다. / spaceX

 

'성공한 실패' '성공적인 실패'라고 해석할 수 있는 'Successful Failure'. 이 말은 우주 탐사의 역사에서 아폴로13호에 사용되는 용어다. 달 착륙 미션을 수행하기 직전 우주선에 폭발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미션을 중단한 우주선과 우주인을 무사히 지구로 귀환시키기 위한 작전이 진행됐다. 우여곡절 끝에 미증유의 생환작전은 성공했고 사람들은, 그 불가사의한 작전을 기려, 아폴로13호를 '성공한 실패'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최근, 이 말이 다시 등장했다. 

 

"발사의 첫 단계가 성공적이었고, 스타십이 로켓에서 분리되어 비행을 계속했기 때문에, 결국 폭발했더라도 이번 테스트 비행은 '성공적 실패'로 규정되어야 한다." 하버드-스미소니언 우주물리학센터의 조너선 맥도웰이 한 말이다.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NASA의 고위 관계자들도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에 축하인사를 보냈다. 2024년과 2025년에 걸쳐 아르테미스3 미션을 진행하며 유색인종과 여성 우주인을 달에 보내려고 하는 NASA의 탐사 시스템 개발 부국장 짐 프리는 X에 "이번 실험은 아르테미스3 유인 우주선 발사를 통해 달에 첫 여성 우주인을 보내는 목표에 한걸음 더 가까워졌다"면서 "우리는 이 실험을 통해 다음 이정표에 더 가깝게 만들 수 있는 무엇인가를 배울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썼다. 

 

스페이스X가 얼마나 빨리 스타십을 개선하느냐에 따라 NASA의 달탐사 계획이 결정된다는 의미다. NASA는 스페이스X와 계약을 맺고 2명의 우주비행사를 달에 착륙시키기 위한 스타십 개발을 독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발사대를 보강하고 물분사 시스템을 도입해 엄청난 수증기가 발생한 스타십 2차 발사 직전의 모습. / spaceX

 

뉴욕타임스와 NPR, 스페이스닷컴 등 미국의 언론이 분석하고 있는 스타십 2차 발사의 성공적 요인을 정리해 봤다. 

 

첫째 요소는 자폭시스템의 업그레이드다. 지난 4월 첫 발사 때 육중한 로켓이 항로를 이탈해 폭발하는 것을 보면서, 엔지니어들이 스타십의 자체 파괴 시스템에 훨씬 강력한 폭발 시스템을 장착했다. 그래서 어떤 불의의 사고도 발생하지 않도록 미리 막아두었다. 그것이 11월 18일의 2차 시험발사에서 성과를 이룬 것으로 판단된다. 스타십 2단계 비행에서 관제시스템이 두절되는 상황이 발생하자, 자폭시스템이 작동했다. 이 단계는 이미 미션의 상당부분이 성취된 단계라는 평가다. 

 

두번째 요소는 스타십의 궤도 비행을 위한 '핫 스테이징(hot staging)'이 성공했다는 점이다. 스페이스X는 두번째 시험발사를 위해 부스터 로켓과 스타십의 결합에 완전히 새로운 시스템을 개발했다. 그 시스템이 비행 중 우주선 부분이 부스터로부터 분리되도록 엔진을 사용하고, 궤도 비행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핫 스테이징이라고 불리는 이 시스템은 스페이스X가 개발한 것으로 그동안 미국 우주선 발사에 거의 사용되지 않던 것이다. 이번에 재활용되어야 할 슈퍼 헤비 부스터가 폭발한 것은 핫 스테이징이 로켓에 손상을 준 때문으로 보인다. 개선이 필요한 대목이다. 

 

성공적 평가의 세번째 요인은 슈퍼 헤비 부스터 로켓의 개선이다. 33개의 랩터 엔진으로 구성되어 있는 로켓 발사체가 비행 내내 완벽하게 작동한 것만으로도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1차 시험비행에서 많은 엔진들이 작동하지 못한 것에 비하면 큰 진전이다. 수십개의 전기적 메커니즘을 사용해 엔진의 추진력을 완벽하게 제어했다. 
 

끝으로, 발사대의 업그레이드도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다. 1차 시험발사 때는 발사대가 거의 해체되는 수준으로 파괴되었다. 스페이스X는 이번에 발사대가 너무 뜨거워지는 것을 막기 위해 물분사 시스템을 설치했다. 다른 발사대에서도 사용되는데, 이번 시험발사를 통해 다시한번 그 성능을 입증한 것이라는 평가다. 1차 발사 때 멀리까지 날아간 발사대의 콘크리트 덩어리 같은 것은 이번 발사에서 전혀 보고되지 않고 있다. 

 

스페이스X의 퀄리티 엔지니어링 매니저 케이트 타이스는  "솔직히 말해, 비록 슈퍼 헤비 부스터와 스타십이 폭발하기는 했지만, 믿을 수 없을만큼 성공적인 시험발사였다"면서 "엄청나다. 아주 많은 데이터를 얻었고, 이 데이터들이 다음번 발사를 위한 개선작업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인류 우주비행의 대전환점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준 로켓발사다' '사람들에게 각성을 주었다' '미래의 기회가 열렸다' 등등 수많은 찬사들이 스페이스X에 쏟아지고 있다. 

 

이같은 관점에서, NASA를 비롯한 업무연계 기관과 투자자들이 스페이스X의 스타십 2차 발사에 고무되어 있는 것이다. 일론 머스크 또한 장기적으로 진전되고 있음을 말하면서 올해 연말께 스타십 재발사가 가능한 상태가 될 것으로 예고한 바 있다. 

 

한 인간의 꿈과 한 기업의 거침없는 실험이 인류의 화성이주를 조금씩 가능하게 만들어가는 현실이 놀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