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캘리포니아!"
스페이스X, 텍사스로 가는 뜻은?

일론 머스크 전격 선언... 캘리포니아 ‘학교 성소수자보호법’ 반발

캘리포니아주 호손에 위치한 스페이스X 본사 전경. / Official SpaceX photo

 

미국의 대표적 항공우주기업 스페이스X 본사가 캘리포니아주에서 텍사스주로 옮겨가게 돼 화제다. 일론 머스크 CEO가 현지시간 7월 16일 소셜미디어 X를 통해 자신이 이끄는 X와 SpaceX 본거지를 이전한다고 밝혔다. 머스크가 갑자기 '본사 이전' 발표를 하게 된 까닭은 무엇일까?

 

일론 머스크는 자신이 소유한 X에 이 사실을 공개해 사실로 못박아 버렸다. 15일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학교 성소수자보호법'에 서명하자 머스크가 반발해 곧장 다음날 스페이스X와 X 본사를 옮기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머스크는 "이 법과 이전의 여러 법이 가족과 회사를 모두 공격했기 때문"이라며 '인내심의 한계(the last straw)'를 언급했다. 머스크는 약 1년 전 뉴섬 주지사에게 해당 법안이 자녀를 보호하고자 하는 가족, 기업들로 하여금 캘리포니아를 떠나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새로운 법안의 핵심은 학생의 성 정체성이나 성적 지향을 본인의 허락 없이는 가족들에게 알리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미국에서 학교 성소수자보호법이 제정된 것은 캘리포니아가 처음이다. 법안 지지자들은 성소수자 학생들의 강제 아우팅(Outing)을 막고 학교 내에서 안전을 지켜준다고 주장하는 반면, 비판자들은 이 법안으로 학부모의 권리가 침해당한다고 반발해 왔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선언한 것과 함께 머스크가 보수적 입장으로 기울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해석되고 있다. 

 

 

머스크는 스페이스X 본사를 캘리포니아주 호손에서 텍사스주 브라운스빌 인근 '스타베이스'로, X 본사는 샌프란시스코에서 텍사스 주도인 오스틴으로 옮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머스크는 2022년 인수하기 이전부터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X 본사를 이전하려는 이유로 “폭력적인 마약 중독자들이 X 본사에 드나드는 것에 질렸다”는 것도 들었다.

 

테슬라의 경우 본사를 2021년 텍사스주로 옮기고 엔지니어 본부는 캘리포니아주 팔로앨토에 남겨뒀다. X와 스페이스X가 샌프란시스코를 떠날 경우 머스크의 기업으로 신경기술기업 뉴럴링크와 인공지능(AI) 기업인 xAI만 캘리포니아주에 남게 된다.

 

스페이스X 본사가 이전할 로켓산업단지 스타베이스에는 이미 직원 18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스페이스X는 텍사스주 맥그리거에서 엔진과 기타 하드웨어 실험을 실시해 왔으며 오스틴 인근에는 위성인터넷 기업 스타링크 터미널 제조 공장이 있다.

 

캘리포니아를 좋아하는 직원들에게는 악몽이 될 수도 있겠지만, 텍사스주 그레그 애벗 주지사는 16일 머스크의 게시물 중 하나를 X에 재게시하면서 스페이스X의 결정으로 "텍사스는 우주탐사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게 됐다"고 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