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전쟁영웅-의사-우주인,
ISS에 탑승한 조니 킴!

소유즈 로켓 발사부터 ISS 입주, 그리고 그의 인생 A to Z

소유즈 캡슐을 타고 ISS에 도착한 조니 킴이 우주정거장 내부로 들어가면서 기존 '입주자'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 NASA

 

"네이비실, 의사, 우주인.... 한국계 미국인 최초의 ISS 체류 우주인이 된 조니 킴."

 

이같은 표현이 미국 언론들 여기저기 커다란 제목으로 등장하고 있다. 그 하나하나가 대단한 업적 혹은 인생행로인데 그것을 한 사람이 해냈다는 데서 부러움까지 묻어나는 제목들이다. 영광스러운 그 이름의 주인공은 조니 킴(Jonny Kim). 그동안 코스모스 타임즈를 비롯한 수많은 언론들이 추적해온 그의 삶은 슬쩍 훑어보기만 해도 전율이 일 정도다. 

 

NASA의 우주비행사 조니 킴이 마침내 그의 소망인 우주비행을 해냈고, 1차 목표라고 할 수 있는 국제우주정거장 ISS 입주를 마무리했다. 어제 4월 8일 하루종일 진행된 조니 킴의 여정과 인생에 대해 간략히 정리해 보자. 

 

ISS에 도킹이 완료된 소유즈 MS-27 캡슐의 모습. / NASA

 

▶소유즈 로켓 발사 성공과 도킹

4월 8일 오후 2시 47분, 카자흐스탄의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3명의 우주인을 태운 소유즈 로켓이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소유즈 MS-27 미션을 수행하는 3명의 우주인은 조니 킴과 러시아 로스코스모스 소속 우주인 세르게이 리지코프, 알렉세이 주브리츠키. 카자흐스탄 현지시간으로는 8일 오전 10시 47분, 미국 동부표준시로는 오전 1시 47분의 발사였다. 

 

카자흐스탄의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는 가가린 우주비행사 훈련센터가 있다. 그곳에서 ISS행 우주인들이 훈련을 받고 실제로 우주비행을 하게 된다. ISS는 미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프로젝트이고, 원래는 러시아 지역이었지만, 카자흐스탄이 독립하면서 지금은 카자흐스탄 영토가 되었기 때문에, 미국이나 러시아가 아니라 카자흐스탄에서 소유즈를 발사하게 되는 것이다. 

 

하여튼, 이날 발사된 소유즈 로켓은 발사 10분쯤 지난 2시 57분경 캡슐을 완전히 분리해 발사 성공을 알렸다. 그리고 3시간 좀 넘는 우주비행을 거쳐 오후 6시 4분 ISS와 소유즈 캡슐의 도킹이 진행됐다. 그로부터 안정화 과정 등을 거치며 7시 44분에 해치가 열렸고, 우주비행을 마친 3명의 우주인들이 우주정거장 안으로 들어갔다. 당연히 기존 입주자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조니 킴은 발사 하루 전 열린 기자회견에서 "나는 매우 뿌듯하고 흥분된다"면서 "우리는 이번 우주여행을 함께 하기 위해 많은 문제점들에 맞서 하나가 돼 극복해냈다"고 말했다.  

 

ISS에 입주해 있는 기존의 7명 우주인과 신입대원 3명이 러시아 로스코스모스 측과 도착 인터뷰를 하고 있다. / NASA

 

▶국제우주정거장의 조니 킴

한국계 미국인 최초로 국제우주정거장 ISS에 탑승하게 된 조니 킴은 소유즈 MS-27 캡슐의 해치가 열린 4월 8일 오후 7시 44분 좀 넘은 시간에 우주정거장 안으로 둥둥 뜬 상태로 진입했다. 기존의 우주인과 악수를 나누고 진한 포옹을 하면서 기쁨을 만끽하는 순간이었다.  

 

현재 ISS에는 미국과 러시아, 일본의 우주비행사 7명이 거주하고 있는 상태. 얼마전에 국제적 관심 속에서 지구로 귀환한 수니 윌리엄스와 부치 윌모어 등 4명의 우주인이 빠져나간 자리다. 3명의 신입 우주인들은 차례차례 7명의 대원들과 따뜻한 인사를 나누며 간단한 입주 절차를 마쳤다. 

ISS의 우주비행사들이 한데 모인 가운데 러시아 로스코스모스의 관제센터와 교신하며 짧은 환영식도 마련됐다. 조니 킴은 'ISS에 올라 웃는 모습이 보기 좋다'는 관제센터 관계자의 말에 "대단히 감사하다. 여기 있게 돼 영광이다"고 인사했다.

 

조니 킴과 2명의 러시아 우주비행사들은 ISS에서 약 8개월(245일)간 머물며 과학 조사와 기술 시연 임무를 수행한 뒤 12월 9일 지구로 돌아올 예정이다. 이번 비행은 조니 킴이 2017년 NASA 우주비행사로 선발된 뒤 처음으로 맡게 된 우주 임무다.

 

한편, 조니 킴이 한국계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한국인 최초로 ISS에 올라갔던 이소연 우주인도 다시 언급되고 있다. KAIST 출신의 이소연 씨는 2008년 고산 씨와 함께 한국의 우주인 후보자로 선발되었고, 최종 선발됨으로써 2008년 4월 8일부터 4월 19일까지 11일간 우주에 머물다 지구로 귀환했다. 그녀는 전세계에서 475번째 우주인이며, 49번째 여성 우주인이다. 그녀가 탄 소유즈 캡슐은 지구 착륙 중 추락해 부상을 입는 사고를 당하기도 했다. 

 

NASA가 조니 킴을 소개할 때 사용하고 있는 '우주비행사 조니 킴'의 공식사진. / NASA

 

▶조니 킴, 우주비행을 하기까지...

올해 41세가 된 조니 킴은 1984년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의 한국인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났다. 2002년 샌타모니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해군특수부대인 네이비실에 입대했다. 네이비실 요원으로 두 차례나 이라크에 파병됐던 그는 100여 차례의 전투에 참가해 수많은 공적을 세우며 각종 훈장과 표창을 받았다. 미국 사회가 존중하는 '전쟁영웅, 데코레이티드 히어로'인 것이다. 그는 알카에다를 상대로 포인트맨, 특수전 의무병, 저격수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했다. 

 

2006년 이라크 라마디에서 목격한 동료의 죽음을 계기로 군의관이 되기로 작심한다. 귀국한 조니 킴은 샌디에이고 대학교 수학과를 최우수 성적으로 졸업하고 소위 임관을 한다. 그 뒤 하버드 의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하면서 의사 면허를 획득하고 대위 군의관이 된다. 그후 소령으로 진급한 그는 2017년 6월 NASA 우주인단 22기 최종 12인에 선발돼 2020년까지 훈련을 받고 우주인이 됐다. 그 당시 지원자가 1만8300명이나 돼 1600대 1 경쟁을 뚫었다고 화제가 된 바 있다. 

 

2022년에는 해군 조종사 훈련을 수료해 다음해 공식 해군항공대 조종사가 된 조니 킴은 2024년엔 달 착륙을 목표로 하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의 17인 우주비행사로 선발됐다. 첫 유인비행이 될 아르테미스 2호의 승무원으로는 선발되지 못했지만, 이번에 ISS로의 비행을 통해 첫 우주미션을 진행하게 됐다. 

 

조니 킴은 미국 언론 인터뷰에서 “ISS에 머무는 동안 ISS 밖으로 나가 우주 유영을 하고 싶다”며 “우리는 우주 유영을 위해 훈련했고, ISS의 정비, 라디오 수리, 연구를 위한 다양한 훈련을 해왔다”고 밝혔다.

 

조니 킴은 아내, 세 자녀와 함께 시간 보내는 것을 좋아하면서 동시에 아웃도어 액티비티와 근력운동, 비디오 게임을 좋아한다. '평생 무엇인가를 배우는 것을 즐긴다'는 표현으로 NASA는 그의 인간성 평가를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