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 뒤덮인 유로파
"4분음표 좀 띄워볼까"

목성 위성 '유로파' 얼음 표면서 포착된 '4분음표'
갈릴레오호 이후 20여년만에 근접비행 클로즈업 이미지 전송

 

미국의 목성 탐사선 '주노'(Juno)가 목성의 위성(달) '유로파'를 근접촬영한 고선명 흑백 이미지에서 4분음표를 닮은 모양이 포착돼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이미지는 주노가 지난달 29일 유로파를 약 412㎞ 거리를 두고 초속 24㎞로 근접비행하며 촬영한 것으로, 2000년 1월 갈릴레오호 이후 20여년 만의 클로즈업 이미지로 제시됐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이 이미지는 가로 200㎞, 세로 150㎞ 지역을 픽셀당 256∼340m씩 담고 있는데, 얼음 표면에 무수히 나 있는 홈이 줄무늬로 선명하게 포착돼 있다. 
4분음표 모양의 지질 구조는 중앙 오른쪽 아랫부분에 뚜렷하게 포착돼 있는데 크기가 남북으로는 67㎞, 동서로는 37㎞에 달한다. 
두 줄로 된 줄무늬는 얼음이 융기하면서 생긴 병렬 능선이며, 오른쪽 상단과 중앙 하단의 검은 얼룩은 얼음 밑 내부에서 표면으로 분출된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흰점들은 유로파 주변의 심각한 방사선 환경에서 생긴 고에너지 입자 흔적이라고 설명했다.  
주노가 근접비행을 한 것은 밤 시간대였지만 목성 구름에 반사된 태양 빛으로 어둑하나마 빛이 남아있었으며, 항성위치를 통해 우주선의 방향을 잡는 카메라인 '스텔라 레퍼런스 유닛'(SRU)을 이용해 유로파 표면을 촬영할 수 있었다. SRU는 빛이 약한 조건에서도 촬영을 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주노 미션 책임연구원인 사우스웨스트연구소(SwRI)의 스콧 볼턴은 "주노는 목성에만 초점을 맞춰 시작됐지만 임무 연장을 통해 갈릴레이 위성 네 개 중 세 개와 행성의 고리까지 탐사를 확대하게 됐다"면서 "이번 유로파 근접 비행으로 목성에서 가장 흥미로운 위성 두 개의 얼음 껍데기가 사뭇 다르다는 점을 알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년에는 태양계에서 화산이 가장 많은 '이오'(Io)도 주노가 탐사한 클럽에 가입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갈릴레이 위성 중 하나로 태양계에서 가장 큰 위성인 가니메데는 지난 2021년 6월 근접비행이 이뤄졌다. 
적도 지름이 달의 90%인 유로파는 태양계에서 여섯 번째로 큰 위성으로 약 1마일(1.6㎞)에 달하는 얼음층 아래에 염도가 있는 바다가 존재해 생명체가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을 갖췄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NASA는 2030년대 초에 '유로파 클리퍼' 우주선을 보내 직접 탐사할 예정인데, 주노가 수집한 자료는 이 탐사를 준비하는 데 활용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