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번째 달탐사국 되려면
달 궤도 진입이 관건

 

우리나라 첫 달 궤도선 '다누리'(KPLO)가 17일 목표 궤도에 들어서기 위해 1차 진입 기동(LOI)을 했다. 이날 기동의 성공 여부는 19일 확인된다. 

아직 달 탐사가 시작된 것은 아니다. 앞으로 약 2주 동안 여러 차례 진입 기동을 하면서 달에 더 가까워진 뒤 달 상공 100㎞에 안착해야 한다.

또 달의 남극과 북극 상공을 통과하는 원을 그리면서 공전하는 동안 탑재체를 작동시켜 주어진 임무를 수행해야 비로소 달 탐사가 시작됐다고 말할 수 있다.

지금까지 달 탐사에 성공한 국가는 러시아, 미국, 일본, 유럽, 중국, 인도 등 6곳이다. 

다누리가 이달 말까지 모든 일정을 성공적으로 마쳐 우리나라가 7번째 달 탐사국이 될지 주목된다. 

 

◇ 앞으로 남은 진입 기동 4번…새해 첫날부터 초기 운영 시작

다누리는 이날 오전 2시 45분께 달 임무 궤도 진입을 위한 1차 달 임무 궤도 진입 기동(LOI, Lunar Orbit Insertion)을 했다.

이번 진입 기동은 다누리가 달을 스쳐 지나가지 않고 달 중력에 안정적으로 포획돼 궤도를 그리며 공전할 수 있도록 속도를 줄이는 과정이었다. 

다누리는 앞으로도 4번의 진입 기동을 추가로 수행해야 한다. 2차 진입기동은 21일, 3차는 23일, 4차는 26일, 5차는 28일로 예정돼 있다. 

진입 기동이 이뤄질 때마다 다누리는 달과 점점 가까워진다. 진입 기동 궤도의 원지점(달과 가장 먼 지점)은 대략 1차 8천646㎞, 2차 3천931㎞, 3차 1천917㎞, 4차 809㎞, 5차 118㎞다.

이 모든 진입 기동이 성공적으로 이뤄진 뒤에야 다누리는 임무 궤도인 달 상공 100㎞에 안착한다. 

임무 궤도에 안착한 이후에도 항우연 연구진은 임무 궤도의 미세 조정을 위해 30일과 31일에 보정 기동을 시행할 계획이다. 이 모든 과정을 성공적으로 마치면 다누리는 새해 첫날부터 초기 운영에 들어간다. 

항우연 연구진은 1월에 탑재체 초기 동작을 점검하고 본체 기능시험을 진행한 뒤 2월에 본격적으로 탑재체를 운영한다. 

 

◇ 원소지도 제작·달 착륙지 탐사…우주로 나아가는 첫 발걸음

다누리는 우리 정부가 2032년 예정한 달 착륙과 이후 자원 개발 등 우주 개발 사업으로 나아갈 첫 발걸음이 될 전망이다. 

다누리에 실린 탑재체 중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개발한 고해상도 카메라는 최대해상도 2.5m로 관측폭 10㎞ 이상의 달 표면 관측 영상을 찍는다. 

항우연은 고해상도 카메라로 얻은 달표면 정보를 활용해 달 착륙선 후보지를 탐색할 계획이다.

다누리에 실린 광시야편광카메라(한국천문연구원)와 감마선분광기(한국지질자원연구원)는 달에 매장된 자원을 탐색하는 데 쓰인다. 

광시야편광카메라를 활용해 달 전역에 대한 티타늄 관찰을 수행하며 달의 우주자원 분포를 파악하고 월면의 마그마 고체화 과정을 연구할 수 있다.

감마선 분광기는 6개월 이상의 감마선 측정자료를 수집하는데, 이를 토대로 달 원소지도를 제작할 수 있다. 

이 밖에도 탑재체를 활용한 달 뒷면 편광 촬영과 달의 진화 연구 등을 통해 여전히 우리에게 신비로 남아있는 달에 대한 새로운 과학지식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다누리는 약 4개월 반 동안 우주를 항행하며 이미 우리나라 우주사를 거듭 새로 써왔다.

다누리는 8월 26일과 29일에 고해상도 카메라로 지구와 달을 찍어 우리 기술로는 처음으로 지구 중력권을 벗어나 촬영한 사진을 보여줬다. 

9월 27일에는 다누리와 지구 간 거리가 155만㎞에 도달해 우리 기술로 도달한 가장 깊은 우주의 범위를 넓혔다. 

8월 25일과 10월 28일에는 우주에서 영상과 사진, 문자 등 데이터를 지구로 보내 지구-달 우주 인터넷 통신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