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행성' 화성에
인류 최초의 노천 창고

2030년대 초 헬기로 회수…지구 가져와 초정밀 분석 

 

'붉은 행성' 화성에 지구로 가져와 정밀 분석할 토양과 암석 시료관을 보관하는 '창고'가 만들어졌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화성의 고대 삼각주로 추정되는 곳에서 생명체 흔적을 탐사 중인 로버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가 21일 암석 코어 시료가 담긴 분필 크기의 티타늄 관을 '쓰리 포크스'(Three Forks)로 명명된 표면에 떨궜다. 

퍼서비어런스는 앞으로 두 달에 걸쳐 이곳에 모두 10개의 시료관을 내려 놓을 계획이다. 

지구 밖 다른 행성에 만들어진 인류 최초의 노천 창고인 셈이다. 

퍼서비어런스는 분석 가치가 높은 암석을 골라 구멍을 뚫고 코어 시료를 채취하면서 노천 창고용으로 같은 시료관을 두 개씩 만들어 왔다. 지금까지 만든 시료관은 대기가 담긴 것을 포함해 모두 18개로, 본체 배 부위의 시료관 저장 장치에 싣고 다녔다.  

퍼서비어런스호도 현장에서 유기물을 찾아내고 암석 성분을 분석할 수 있는 형광 스캐닝과 X선 장비 등을 갖추고 있지만, 분석 능력에 한계가 있어 시료를 지구로 가져와 초정밀 장비로 분석하려는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  

NASA가 유럽우주국(ESA)과 공동으로 추진 중인 '화성 시료 회수(Mars Sample Return) 캠페인'은 로봇 착륙선이 퍼서비어런스호로부터 직접 시료관을 받아 용기에 담은 뒤 로켓에 실어 화성 궤도로 쏘아 올리고, 화성 궤도에서 대기하던 다른 우주선이 이를 잡아 지구로 가져오는 것으로 짜여있다. 

 

 

로봇 착륙선은 2028년 중반에 발사돼 약 2년의 비행을 통해 화성에 도착한 뒤 회수 작업을 진행하며 2033년께 지구에 도착할 예정이다. 

노천 시료 창고는 퍼서비어런스호가 본체에 싣고 다니는 시료관을 전달하지 못했을 때 대비한 '플랜B'로  마련됐다. 이 경우 로봇 착륙선에 싣고갈 두 대의 헬기가 동원돼 시료관 회수에 나서게 된다.  

퍼서비어런스는 이들 헬기가 착륙해 쉽게 회수할 수 있도록 최대한 평평한 곳을 골라 첫 시료관을 내려놓았다. 

이 시료는 지난 1월 31일 예제로 크레이터의 능선인 '사우스 세이타'(South Seitah)의 화성암에서 채취한 것으로 '말레이'(Malay)라는 별칭이 붙어있다.   

다음 시료관은 지그재그 형태로 6m 떨어진 곳에 내려놓게 되며, 시료를 떨군 곳의 주변 사진을 촬영해 목록을 만들게 된다.

퍼서비어런스호는 시료관 분리 작업을 마치면 고대 삼각주 꼭대기로 올라가 탐사 활동을 이어가며 나머지 20여개의 시료관도 마저 채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