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선 궤도발사 마지막 관문
스페이스X 로켓 점화 시험

'스타십' 궤도비행 앞두고 성능 점검
머스크 "충분하다" 만족

 

미국 우주 기업 스페이스X가 9일(현지시간) 달·화성 탐사용으로 개발 중인 우주선의 지구 궤도 비행을 앞두고 역대 최강의 추진력을 갖춘 로켓의 성능을 점검하기 위한 점화 시험을 진행했다. 스페이스X는 이날 미국 텍사스주 남부 보카치카 발사장에서 '슈퍼 헤비'(Super Heavy) 로켓에 장착된 랩터 엔진의 점화 시험을 진행한 결과, 33개 엔진 중 31개가 10초가량 불꽃을 내뿜으며 작동했다고 밝혔다.

 

이 우주기업을 이끄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트위터에 글을 올려 슈퍼 헤비가 보여준 성능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는 작동에 성공한 31개 엔진으로도 달·화성 탐사용 우주선인 '스타십'(Starship)을 지구 궤도로 보내기에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머스크에 따르면 테스트 팀은 점화 명령을 내리기에 앞서 엔진 1개의 작동을 중지시켰고 또 다른 엔진 1개는 시험 도중 꺼졌다. 하지만, 남은 31개 엔진에 제대로 불이 붙으면서 최대 점화 기록을 세웠다. 기존 기록은 엔진 14개의 동시 점화였다.

 

 

AP 통신은 스페이스X가 스타십의 궤도 비행을 앞두고 큰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스페이스X는 남은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다음 달 스타십의 첫 지구 궤도 비행을 시도할 예정이다. 비행 계획에 따르면 슈퍼 헤비 로켓에 실려 발사된 스타십은 지구 궤도를 돌아 하와이 인근 태평양에 떨어지고, 스페이스X는 스타십에서 분리된 재활용 로켓 슈퍼 헤비를 멕시코만에서 회수하게 된다. 슈퍼 헤비에 스타십을 올린 2단 로켓 시스템의 총 길이는 자유의 여신상(받침대 포함)보다 높은 거의 400피트(약 122m)에 달한다.

 

슈퍼 헤비는 스타십의 첫 궤도 비행에 성공하면 가장 강력한 로켓의 칭호도 얻게 된다. 33개 엔진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경우 슈퍼 헤비가 뿜어내는 추진력은 1천700만 파운드에 달한다. 슈퍼 헤비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보유한 발사체 중 가장 힘이 센 '우주발사시스템'(SLS·추진력 880만 파운드)보다 2배 강력하고, 1960∼70년대 아폴로 계획에 사용됐던 새턴Ⅴ 로켓(760만 파운드)도 능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