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는 15일 “어쩌면 우리가 이 광활한 우주에서 유일한 작은 촛불일 수 있다”며, “이는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UAE의 두바이에서 열린 ‘세계정부서미트(World Government Summit) 2023’의 한 세션에 비디오로 참석해, 사회자로부터 최근 미국 정부가 격추한 일련의 미확인공중현상(UAP)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UAE의 내각 장관인 모하마드 압둘라 알 게르가위는 “외계인(aliens)이냐, 아니냐”고 물었다.
머스크는 웃으면서 “외계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니다”고 답했지만, 이어 “외계인은 흥미로운 주제”라고 말했다. 그는 이탈리아 출신의 천재 물리학자 엔리코 페르미가 물었던 ‘페르미 패러독스’를 언급하며, “과학이 말하는 것처럼 우주가 그렇게 오래됐다면, 외계인들은 다 어디 있느냐. 우주가 138억년이나 존재했다면, 도처에 외계인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그는 자신이 그동안 스페이스X를 통해 여러 작업을 했지만, “아직 어떠한 외계인, 외계 생명체가 존재한다는 사인(signs)도 보지 못했다”며 “곧 알게 되겠죠. 스페이스X가…아마 제가 누구보다도 우주나, 최소한 우주 기술에 대해선 많이 알 것”이라고 덧붙였다. 머스크는 외계인의 존재 가능성을 낮게 보면서도, “그러나 우주에 외계 생명체가 없다면, 이는 매우 우려스러운(troubling)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건 우리 문명이 이 광활한 암흑 속에 존재하는, 쉽게 꺼질 수 있는 아주 연약한 촛불이라는 얘기”라며 “이 촛불이 꺼지지 않게 잘 보살펴야 하고, 이 의식의 불빛을 지구 밖으로 확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자신의 이날 발언 동영상이 게재된 한 트윗에도 “우리가 지구에 갖고 있는 이 의식(consciousness)의 작은 불빛이 (우주 전체에서) 전부일 수 있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하지만, 이틀 전에는 머스크 자신이 소셜미디어에서 ‘외계인’으로 회자되기도 했다. 지난 13일 머스크는 미 공군의 UAP 격추에 대해 “걱정 말아요. 화성의 내 친구 몇 명이 비행접시 타고 방문한 것이니…”라고 썼다.
그러자 한 트위터 이용자는 전기차 테슬라가 개발한 옵티머스(Optimus) 로봇과 함께 서 있는 머스크의 합성 사진<아래>을 게재하고는 “일론 머스크가 외계인이고, 옵티머스는 외계인 침공을 뜻한다면 어떡하지?”라고 물었다.
옵티머스는 테슬라가 인간의 공장 작업을 돕기 위해 개발해, 작년 10월에 공개한 인간 모양(humanoid)의 로봇이다. 키는 173㎝에, 무게는 57㎏이다. 머스크는 이 트윗에 “언젠가, 우리가 다른 세계를 방문하는 외계인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답했다.
머스크는 자신의 외계인 낭설을 즐기기도 했다. 그는 작년 11월 초 트위터에서 “당신이 보기에 사실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가장 황당한 음모론은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고, “나는 고향 행성으로 돌아가려고 하는 외계인”이라고 답했다. 자신이 외계인이라는 음모론이 사실일 수도 있다고, 농담한 것이다.
머스크 이전에는, 페이스북[메타]의 창업자 마이크 저커버그가 작년 5월 직원들과 함께 찍은 사진에 나온 그의 ‘특이한’ 얼굴 탓에, 소셜미디어에서 ‘외계인’이라는 말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