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성 위성 '유로파' 해류,
얼음 껍데기 회전에 영향

목성 중력 아닌 해류 영향 첫 제시
내년 발사 '유로파 클리퍼' 실측 기대


목성의 위성(달) '유로파'를 덮고 있는 100㎞ 두께의 얼음 껍데기가 바로 밑 바닷물이 만들어내는 해류의 영향을 받아 회전 속도가 빨라지거나 느려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유로파 얼음 껍데기가 내부의 암석 핵 및 바닷물과는 다른 속도로 회전하며 물 위에 떠 있을 가능성은 알려져 있었으나 해류가 이에 직접 작용할 것이라는 점은 처음으로 제시됐다.

 

영국 옥스퍼드대학 연구원 하미시 헤이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 슈퍼컴퓨터로 유로파 대양 모델을 만들어 해류가 얼음 껍데기의 회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지구물리학연구저널:행성(JGR:Planets)'에 발표했다. 행성 과학자들은 유로파의 얼음 껍데기가 내부의 바닷물과 암석 핵보다 더 빨리 움직이는지를 놓고 수십년간 논쟁을 벌여왔는데, 얼음 껍데기가 떠 있는 바닷물보다는 주로 목성의 중력에서 원인을 찾아왔다.

 

이때문에 목성의 중력이 유로파에 작용하면서 얼음 껍데기에도 영향을 미쳐 회전 속도를 약간 더 빠르게 하거나 늦게했을 것이란 가설이 힘을 얻어왔다. 하지만 연구팀은 해류가 얼음 껍데기의 회전 속도에 영향을 미칠 만큼 강력하며, 얼음 표면에서 볼 수 있는 균열이나 능선 등도 해류가 얼음 껍데기를 밀거나 당기는 과정에서 형성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에서는 암석 핵 내의 방사성 원소 붕괴와 목성의 기조력으로 열이 발생하고, 이 열로 뜨거워진 바닷물은 처음에는 수직으로 상승하다가 위성의 자전으로 수평으로 방향을 틀면서 해류를 형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해류가 빨라지면 수평력이 작용해 얼음 껍데기의 회전 속도를 가속하거나 늦추는데, 내부 열에 따라 해류 양상도 바뀌며 회전 속도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내년에 발사되는 탐사선 '유로파 클리퍼'(Europa Clipper)가 2030년께 목성 궤도에 진입해 유로파에 약 50차례 근접 비행하면 얼음 껍데기의 회전 속도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유로파 클리퍼가 촬영한 얼음 표면의 특정 지형을 갈릴레오와 보이저호 등이 포착한 것과 비교하면 회전 속도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유로파 클리퍼는 두꺼운 얼음 밑의 대양에 생명체가 서식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는지를 파악하는데 탐사 목표를 두고 있다.

 

논문 공동저자인 '제트추진연구소'(JPL)의 유로파 클리퍼 프로젝트 과학자 로버트 파팔라르도는 "대양 순환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 얼음 껍데기에 영향을 미치기에 충분할 것이라는 점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유로파 표면의 균열과 능선이 해양순환과 연결돼 있을 수 있다는 것도 지지질학자들이 평소에 갖는 생각과는 다른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