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만에 안테나 펴고
가슴 쓸어내린 목성탐사선

16m 레이더 안테나 완전히 안 펴져 출발부터 반쪽 미션 될뻔


유럽우주국(ESA)의 목성 위성(달) 탐사선 '주스'(Juice)가 발사 뒤 근 한 달 만에 얼음 위성 표면과 내부를 들여다볼 레이더인 '라임'(RIME) 안테나를 가까스로 펼쳐 정상적인 임무수행을 할 수 있게 됐다. 15일 ESA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독일 다름슈타트의 주스호 관제센터는 한 달 가까이 진행된 노력 끝에 라임 안테나를 완전히 펼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14일 아리안 로켓에 실려 발사된 주스호는 목성을 향한 8년여의 여정을 시작하기 전 각종 장비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접어서 탑재한 16m 길이의 라임 안테나가 작은 핀에 걸려 완전히 전개되지 않는 것이 확인됐다. 불과 몇 밀리미터 차이로 핀에 걸려 안테나가 펼쳐지지 않자 관제사들은 탐사선 추진체를 이용해 선체를 흔들거나 햇볕에 노출해 표면 온도가 오르게 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했다.

 

첫 시도에서 절반만 전개된 라임 안테나는 이런 시도를 통해 점점 더 펼쳐지는 폭이 늘어나다가 지난 12일 라임 안테나가 탑재된 브래킷 내 '비폭발성작동기'(NEA)를 가동하자 마침내 완전히 펼쳐졌다. 라임 안테나는 주스가 탐사할 목성의 얼음위성 칼리스토와 유로파, 가니메데 등의 얼음 표면은 물론 얼음층 밑을 9㎞까지 들여다볼 수 있는 핵심장비다. 이를 통해 위성의 얼음층 밑에 대양이 존재하는지를 확인하게 되는데, 라임 안테나가 완전히 펼쳐지지 않았다면 반쪽짜리 임무가 될 뻔했다. 

 

 

주스호에는 라임 안테나를 비롯해 총 10종의 첨단 과학장비가 탑재돼 있다. 주스호의 태양광 패널과 10.6m 자기계, 중형 안테나 등도 성공적으로 전개됐다. 주스호는 약 2개월에 걸친 장비 점검을 마치면 목성을 향한 본격적인 여정에 오르며, 2031년 7월 목성 궤도에 도착한다. 이 과정에서 지구와 금성 등을 가까이 지나며 네 차례에 걸쳐 중력도움 비행을 하게된다. 태양계에서 생명체가 있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유로파에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도 탐사선 '유로파 클리퍼'((Europa Clipper)를 보낼 계획이다. 이 탐사선은 내년 10월에 발사되지만 주스호보다 1년 더 이른 2030년 4월에 도착해 탐사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