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궤도 진입 실패한 큐브샛
지구 지나 심우주 향해

'루나 플래시라이트', 태양 궤도 돌며 새로운 임무 맡을 듯


달 궤도에 진입하지 못해 임무 종료가 선언된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큐브샛 '루나 플래시라이트'(Lunar Flashlight)가 17일 낮(이하 한국시간) 지구에 근접해 지나가며 심우주로 향했다. NASA와 외신 등에 따르면 서류가방 크기의 루나 플래시라이트는 이날 오후 1시 44분(미국 동부시간 오전 0시44분) 브라질 동부 해안 약 6만5천㎞ 상공을 통과했으며, 심우주에서 태양 궤도를 돌며 새로운 임무를 맡아 수행하게 된다. 

 

지난해 12월 11일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려 발사된 루나 플래시라이트는 달 우주정거장이 건설될 '직선에 가까운 헤일로 궤도'(NRHO)에 진입해 적외선 레이저 반사계로 남극 주변 크레이터(충돌구) 안 영구음영 지대에 있는 물로 된 얼음을 찾아내는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탑재된 추진 엔진 4개 중 3개의 추력이 부족해 NRHO 진입에 실패했으며, 대안으로 원래 계획했던 한 주에 한 번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한 달에 한번꼴로 남극 주변을 관측할 수 있는 지구 고고도 궤도 진입을 시도해 왔다. NASA 엔지니어들은 이 과정에서 추진 엔진의 연료 주입구에 이물질이 끼어 연료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하고, 수개월에 걸쳐 해결을 시도했으나 지구 고고도 궤도에 진입할 수 있는 시기마저 놓쳐 결국 지난 12일 공식적으로 임무 종료가 선언됐다.  

 

 

루나 플래시라이트에 탑재된 추진 장치는 우주에서는 처음 사용된 것으로, 이번 비행은 기존 우주선 추진 연료인 하이드라진보다 유독성은 덜 하고 더 안전한 '녹색' 추진제를 사용하는 새 추진 장치에 대한 시험대 성격도 갖고있다. NASA는 루나 플래시라이트의 다른 장치는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지구와의 교신도 원활하게 이어지는 점을 고려해 새로운 임무를 맡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심우주에서 태양 궤도를 돌게된 루나 플래시라이트는 궤도 상 2037년 11월 지구에 다시 근접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