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환경에서 엔진 가동"
심우주 탐사 길 열렸다

스페이스X의 초저온 진공상태에서의 엔진 가동 실험 장면. / 스페이스X

 

달에 착륙한 우주선이 극한의 환경에서도 다시 시동을 걸 수 있는 실험을 스페이스X가 해냈다. 이 과정은 심우주 탐사를 위한 필수적인 것이다. 

 

미국의 항공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심우주 탐사를 위해 개발하는 우주선 ‘스타십’의 저온·진공 랩터 엔진이 시동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달을 전초기지 삼아 심우주 탐사에 나선다는 미 항공우주국(NASA)의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를 성공하려면 우주의 극한 환경에서도 정상적인 엔진 시동을 할 수 있어야 한다.

 

NASA는 현지시간 9월 14일 아르테미스 블로그를 통해 “스페이스X의 랩터 엔진이 지난 8월 이뤄진 시동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이번 시험은 일반적인 랩터 엔진과 달리 극저온·진공 환경에서 작동할 수 있는 전용 엔진의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이뤄졌다.

 

스타십은 스페이스X의 심우주 탐사용 우주선이다. 높이 121m, 폭 9m로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하고 발사 중량은 30만㎏에 달한다. 거대한 몸체를 우주로 발사하기 위해 1단에 해당하는 슈퍼 헤비 부스터에는 추력 200t을 내는 랩터엔진 33개가 사용된다. 2단인 스타십에는 총 6개의 랩터 엔진이 장착된다.

 

스타십에 장착하는 6개의 랩터 엔진 중 3개는 저온·진공 환경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제작된다. NASA가 추진하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서는 달에 발사장을 건설하고 화성과 심우주 탐사에 나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번 시험을 통과한 엔진은 달에서 발사할 때 추진력을 내기 위해 사용된다.

 

이번 시험에서는 스타십이 달 표면에서 발사하는 과정과 달에 착륙하는 과정을 모사했다. 총 281초에 걸쳐 엔진 출력을 바꾸면서도 시동이 끊어지지 않는지 검증이 이뤄졌다. 바네사 로이드 NASA 탐사시스템 개발국 공보관은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려면 착륙선과 우주선의 개발이 필수적”이라며 “이번 시험을 통해 달을 기지 삼아 심우주 탐사가 가능하다는 근거를 찾았다”고 말했다.

 

랩터 엔진의 다음 시험은 스타십 재발사를 통해 이뤄질 예정이다. 스페이스X는 지난 4월 스타십의 발사 시험 중 폭발로 인해 실패를 겪은 바 있다. 슈퍼 헤비 부스터와 스타십의 분리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 실패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발사 실패 직후 스페이스X 창업자 일론 머스크는 “올해 안으로 재발사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미 연방항공청(FAA)이 이달 8일 스타십 재발사를 위해 63가지의 시정 조치를 요구하면서 랩터 엔진의 다음 시험도 다소 지연될 전망이다. FAA는 스페이스X에 추진제 누출과 화재 방지를 위한 기체 보완과 폭발 잔해와 모래 폭풍을 막을 수 있는 발사대 강화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