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행성 흙 한 컵 지구 도착
지구 생명의 기원 푼다

베누 토양 싣고 7년만에 미국 우주선 귀환

소행성 베누에서 채취된 우주물질을 담은 캡슐이 미국 유타사막에 무사히 착륙했다. / NASA

 

미국의 건조한 지대 유타 사막. 역사상 최초로 먼 우주에서 온 소행성 샘플이 현지시간 24일 착륙했다. 우주의 신비와 지구 생명의 탄생 비밀을 담고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우주 물질 250g은 지구에서 1억3000만km 떨어진 소행성에서 온 것이다.

 

미국항공우주국 NASA가 최초로 소행성 베누(Bennu)에서 획득한 표본으로 우주 캡슐 SRC(Sample Return Capsule)에 넣어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인근 사막으로 보내왔고, 그것을 NASA와 미 공군팀이 안전하게 회수했다.  

 

NASA의 오시리스-렉스(OSIRIS-REX) 우주선에 의해 채취된 소행성 표본은 미 육군의 한 기지에 도착했고, 과학자들에 의한 연구 분석 활동이 시작됐다. 오시리스렉스 탐사선은 약 60억km 이상을 여행해 베누에 도착한 후, 그리고 나서 집으로 돌아가는 여행을 했고 24일 현재 지구 상공 약 6만3000마일(약 10만km)에서 비행을 계속하고 있는 동안 샘플 리턴 캡슐을 투하했고, 과학자들은 그 캡슐을 무사히 채취해 공개했다. 이 캡슐에는 지구 생명체의 기원과 태양계의 초기에 대한 과학자들의 가장 불타는 질문들에 대답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베누의 암석들과 다른 물질들이 포함되어 있다. 
 

NASA와 스페이스닷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오시리스-렉스 캡슐은 시속 4만km가 넘는 속도로 추락했고, 열 차단막은 지구 대기권을 통해 내려오면서 화씨 5300도(섭씨 2900도)에 달하는 높은 온도를 견뎌냈다. 예측보다 훨씬 높은 고도에서 낙하산을 펼쳤지만, 시속 18km 속도로 하강해 결국 안전하게 착륙했고, 무사히 회수하게 된 것이다. 대기권을 통과해 사막에 착륙하는데는 채 10분도 걸리지 않았다. 

무사히 수거된 우주물질이 담긴 캡슐 속 보관함을 과학자들이 살펴보고 있다. / NASA

 

일단 미군 기지 시설 내부에서 안전이 확보되면, 캡슐이 열리고, 소행성 베누의 귀중한 샘플이 들어 있는 내부의 저장캔이 다시 한번 수송과정을 거치게 된다. 소행성 물질은 항공기에 실려 새로 지어진 시설이 기다리고 있는 텍사스 휴스턴의 NASA 존슨 우주센터(JSC)로 날아갈 예정이다. 

 

JSC에서 심우주에서 온 샘플은 다른 과학기관들과 세계의 우주기관들에 나누어진다. NASA는 "샘플의 75%를 앞으로 오랫동안 분석할 JSC에 보관하고 나머지 25%는 35개의 다른 시설에 있는 200명 이상의 과학자들에게 나눠질 것"이라고 밝혔다. 4%는 캐나다 우주국에, 그리고 0.5%는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에 주어질 것으로 알려졌다. 

 

소행성 베누의 모자이크 이미지. 오시리스렉스 우주선이 2018년 12월 2일 24km 범위에서 수집한 12개의 이미지로 구성했다. / NASA

 

10억 달러의 예산을 들여, 2016년 발사된  오시리스-렉스 우주선은 2018년 소행성 베누에 도착했으며,  자갈더미와 돌무더기에 가까운 소행성에서 2020년 소행성 샘플을 채취해 지구로 돌아오는 여행을 시작했다. 7년에 걸친 거대한 우주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고, 이제 우주 탄생의 비밀을 밝히는 작업이 미국을 중심으로 한 우주과학자들에 의해 진행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베누는 이집트 신화에 등장하는 이름으로 선명하게 날아오르는 빛나는 자의 의미를 갖고 있다. 1999년 발견된 베누는 아폴로 소행성군에 속하는 소행성으로 지름이 500m 정도인 지구접근체이다. 이 소행성 베누는 6년마다 지구에 근접하다가 2135년 지구와 달 사이를 지나가면서 지구 충돌 가능성도 있는 위험한 천체로 분류되고 있다.  

 

그동안 일본의 탐사선 '하야부사(매)'와 하야부사2가 소행성 이토카와와 류구에서 각각 2010년, 2020년에 시료를 가져온 적이 있다. 2개의 소행성 시료는 1g이하와 5.4g에 그친 반면, 이번 오시리스-렉스가 채취한 분량은 250g으로 한컵 정도 분량이다. 일본의 시료에서 아미노산을 포함한 다양한 물질들이 발견돼 지구 생명의 우주기원설이 힘을 받는 계기가 된 것에서 보듯, 베누 시료에서 발견되는 물질에 따라 많은 생명의 신비가 풀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베누는 예측과 달리 곳곳에 거대한 바위와 흙기둥이 솟아있는 험지여서 탐사선이 적절한 착륙지점을 찾기 어려워 소행성 북부 지점의 한 장소에 10초정도 수집장치를 땅에 대는 '터치다운' 방식으로 시료를 채취할 수 있었다. 베누의 토양 샘플을 지구에 성공적으로 전달한 오시리스-렉스는 또다른 소행성 아포피스를 향해 이동했다. 2029년 아포피스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빌 넬슨 NASA 국장은 "NASA가 우리의 영감을 깨우고, 우리를 하나가 되게 하고, 우리가 닿지 못할 곳은 없음을 믿게하는 위대한 일을 한다는 점을 오시리스-렉스가 보여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