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서 본 지구, 지구에서 본 달. 대한민국 첫 달 탐사선 다누리가 달 궤도를 돌면서 9월 15일 촬영해 보내온 지구의 사진(왼쪽)과
9월 29일 추석 밤에 떠오른 휘황한 '슈퍼문' 보름달. / NASA, 연합뉴스
추석 보름달이 떴다. 100년만에 가장 둥글다는 보름달이 2023년 9월 29일 추석 밤하늘을 장식했다. 동쪽 하늘에서 솟아오르자 곧바로 구름 속으로 숨어들긴 했지만, 간간이 환한 얼굴을 드러내며 아름다운 자연의 신비를 보여줬다. 이번 추석 보름달은 달과 지구의 거리가 가장 가까운 보름달 인 슈퍼문이다. 한 해에 3~4번 볼 수 있는 슈퍼문은 올해 7월 3일과 8월 1일, 30일에 이어 이번 추석(9월 29일)까지 4번 떴다. 다음 슈퍼문은 내년 8월로 예상된다.
우주에서는 보름달처럼 동그란 지구 사진이 선물처럼 보내졌다. 다누리호, 우리나라 최초의 달 탐사선인 다누리가 추석을 앞둔 9월 15일 촬영한 선명한 지구 사진이다. 2022년 8월 5일 발사 이후 넉달반의 항해 끝에 달 궤도에 안착한 다누리가 달의 궤도를 돌면서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는 중 우주선의 고향인 지구를 돌아보고, 사진을 찍었다. 이제 우리는 우리가 사는 별, 지구의 전체 모습을 우주에서 찍어 생생하게 볼 수 있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동화 속에서 토끼와 선녀가 살던 달, 사랑과 추억의 노래와 이야기로 감성의 원천이 되어주던 달이 이제는 실제로 손끝에 닿는 우리 곁의 달이 되었다. 과학의 힘이 이제 우주의 신비를 생활 속 정보로 바꾸어 놓고 있다. 얼마 전 개봉된 화제의 영화 <더문>처럼 문화와 예술의 영역에서는 물론이고, 생활과학과 의료기술, 첨단과학과 군사시스템 등 다양한 영역에서 달은 거대한 우주의 관문이요 상징으로 우리 곁에 바짝 다가와 있다.
원래 올해 12월까지만 활동하기로 되어있는 다누리는 2025년 12월까지로 수명을 연장했다. 달 궤도를 도는 우주탐사선의 수명을 지구에 앉아 2년 늘릴 수 있는 기술이 놀랍다. 내년 2024년에는 지구인들의 달 탐사는 더욱 활기를 띨 것이다. 올해 인도가 달의 남극에 우주선을 착륙시키면서 다른 나라에서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이제 곧 달, 혹은 우주를 탐사하는 국가의 국민이냐 아니냐가 삶의 질과 안전을 좌우하는 ‘코스모스 디바이드’가 현실이 될 것이다. 째깍째깍 돌아가는 시계바늘을 한가하게 바라보고만 있을 수 없는 이유다.
달과 우주를 둘러싼 국제적 움직임이 분주한 오늘, 코스모스 타임즈가 창간1주년을 맞았다. 2022년 10월 3일 개천절,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는 우주시대에 대한민국이 뒤처지지 않고 앞서갈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하고, 우리사회의 관심을 환기해 우주를 정서적 경제적으로 친밀하게 여길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창간된 코스모스 타임즈. 더욱 빨라지고 있는 국제적 흐름과 발맞추기 위해, 새로운 모습으로 새로운 마음가짐을 천명했다.
더욱 충실하게 우주 소식을 전하고, 다양한 문화-경제활동을 함께하면서 우주를 향한 큰 도약에 나선 우리나라와 인류 전체를 위한 나침반이 되고자 하는 노력이다. 새로운 소식을 전하는 것을 넘어서 우주의 문화적 철학적 의미를 천착하고, 인류공유의 자산으로서의 달과 우주를 문명비평적 시각을 통해 새 시대에 적합한 비전을 제시하는 작업을 해나갈 계획이다. 특히 우주 미디어 첫 시도인 새로운 포맷의 달 백과 ‘Moon-wiki’ 코너를 통해 달에 관한 모든 정보를 제공해 학습을 위한 안내서가 되는 것은 물론, 달 탐사의 나침반이 되고, 우주 윤리를 공유하고 통찰력 있는 새로운 산업의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해나갈 계획이다.
9월 29일 추석 저녁, 보름달 일출장면을 찍으며 추억을 남기려고 많은 시민들이 몰려든, 서울 북악산 팔각정. / cosmos times
며칠전 9월 29일, 2023년의 추석 밤에는 서울 북악산 하늘길의 팔각정을 비롯한 많은 달맞이 명소에 사람들이 모였다. 달 사진을 찍으며 연인과 가족이 사랑을 확인했고, 소망을 빌며 행복을 기원했다. 우리가 맞고 있는 우주시대, 달탐사의 시대는 이렇게 다중적인 의미를 지녔다. 첨단 과학과 기술로 분석하고 활용하며 직접 탐사하기까지 하는 한편, 여전히 마음 속 소망을 비는 믿음의 대상이 되는 정서적 원천이 바로 달이다.
오래 전부터 우리 마음과 상상력을 사로잡아온 달은, 이제 우리 생활과 산업의 실제적 파트너가 되었다. 그 둘은 모순된 관계가 아니라, 동그란 보름달처럼 보완적 완전체로서의 달로 우리 곁에 서있다. 인류 공동의 자산으로서의 달이 오늘밤도 휘영청 하늘을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