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추위 속에 비까지 추적추적 내리던 3월 16일 일요일 오전 8시, 광화문광장은 마라톤대회에 참가한 2만명의 러너들과 그들의 가족들로 가득 찼다. 자기 돈 내고, 그 추위 속에서 42km가 넘는 거리를 뛰겠다고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몸을 움직이며 환호성을 질러대고 있었다. 138억년 우주의 길고 긴 역사와 비교하면 짧은 시간이지만, 한 사람 한 시대와 비교하면 길고 긴 200만년의 시간은 기나긴 ‘우주적 시간’이다. 종에 따라 다르겠지만 240만년, 혹은 50만년 전부터 시작된 인간의 진화는 하나의 방향성을 갖고 있다. 일어서고 달리는 것이다. 그리고, 어느 운동철학자의 말처럼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집단으로 멀리달리기를 축제로 즐기는 동물인 인간”이 어느 순간 탄생하게 된다. 인간의 진화와 신체적 특징에서 현대인의 건강문제를 다룬 두 권의 책. / cosmos times ▶새는 날고, 물고기는 헤엄치고, 사람은 달린다 <본 투 런(Born to Run)>이라는 책이 있다. 인간은 오랫동안 잘 뛰도록 진화했다는 이야기를 하는 책이다. 좀 과장적으로 말하자면, 뛰어야 사람이다. 다른 동물들과 대표적인 차이점이 장거리달리기라는 말이다. 데즈먼드 모리
달에 착륙해 있는 블루 고스트가 개기일식으로 나타난 다이아몬드 링을 촬영해냈다. / Firefly Aerospace 달에서 본 일식을 촬영한 블루 고스트. 우주선과 태양, 그리고 반사된 모습까지 멋지게 포착됐다. / Firefly Aerospace "유령이 우주의 다이아몬드 반지를 포착했다." 지구에서 달이 사라지는 개기월식의 우주쇼가 펼쳐질 때 달에서는 지구 그림자에 태양이 가려 사라지는 개기일식이 벌어졌다. 그리고, 지금 달 표면에 착륙해 있는 '블루 고스트(Blue Ghost)' 달 착륙선이 그 멋진 장면을 포착해냈다. 미국 우주기업 파이어플라이 에어로스페이스는 3월 2일 달 표면에 착륙시킨 달 탐사선 블루 고스트가 14일 자정 무렵부터 약 5시간 동안 진행된 개기일식의 멋진 장면을 촬영한 사진들을 보내왔다면서 환상적인 우주쇼의 장면들을 현지시간 15일 공개했다. 블루 고스트는 특히 지구가 태양을 완전히 가리면서 주위에 동그란 빛의 고리가 나타나 다이아몬드 반지(Diamond Ring) 모양이 연출되는 장관을 포착했다. 민간 달 탐사선이 달 표면에서 일식을 촬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에 달 탐사선이 일식을 촬영한 것은 1967년 아폴로 임무를 위
"우주에 대해서 잘 모릅니다. 실은 과학에 대한 상식도 부족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칼럼을 시작한 이유는, '사람들에게 우주는 무엇일까'라는 순전히 개인적인 호기심 때문입니다. '우주라는 테마파크'는 과학적인 설명을 하지 않습니다(아니, 못합니다.). 다만, 사람들이 우주를 통해 느끼는 테마파크처럼 다양한 즐거움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김정우 교수의 글이다. 이 글은 코스모스 타임즈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다. 편집자) ▶다큐멘터리, <리턴 투 스페이스(Return to Space)> '우주라는 테마파크'의 첫번째 소재로 넷플릭스가 제작한 다큐멘터리인 <리턴 투 스페이스(2022)>를 골랐습니다. 옆의 포스터를 보면 좌측에는 로켓이 하늘을 향해 날아가고 그 아래는 그 로켓을 바라보는 남성의 옆모습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명확하게 보이지는 않지만, 아마도 많은 분들이 누군지 아실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전세계적 갑부 중의 한 사람이며, 페이팔, 테슬라, 스페이스X 등 다양한 사업을 성공시킨 사업가이며, 지금은 미국의 트럼프 정부에서 정부효율부의 공동 수장으로 일하는 행정가이기도 한 일론 머스크(Elon Musk)입니다. 이
현재 지구에서 가장 큰 빙산이 '대형 빙산 만남의 장소'인 사우스 조지아 섬 해안에서 좌초됐다. 서울 면적의 6배에 육박하는 초거대 유빙이다. 지구 관측 위성이 그 어마어마한 크기의 빙산을 촬영했다. 미국 항공우주국 NASA와 스페이스닷컴에 따르면, 1240평방마일(3460㎢) 크기의 남극 빙산 A-23A가 '아이스버그 골목'이라고도 불리는 스코샤해를 가로지르는 길고 구불구불한 여정 끝에 완전히 멈춰 섰다. 3월 초에 촬영된 위성 이미지에는 남대서양의 영국 해외 영토이자 사우스 조지아 섬과 사우스 샌드위치 제도를 구성하는 9개 섬 중 가장 큰 섬인 사우스 조지아 섬 해안의 얕은 수중에 좌초된 형태로 있는 빙산이 보인다. A-23A의 이미지는 NASA의 아쿠아 위성에 탑재된 MODIS(중간 해상도 이미징 스펙트로라디오미터) 장비로 촬영한 것. NASA 지구관측소의 설명에 따르면, 이전 관측에 따르면 2월말 빙산의 북향 표류가 갑자기 느려진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에 있는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의 해양학자 조쉬 윌리스는 "지금 가장 큰 질문은 강한 해류가 녹고 분해되면서 그곳에 갇힐지, 아니면 이전의 버그처럼 섬 남쪽으로 회전할지 여부라고
차세대 초음속 여객기의 시험모델인 XB-1(아래 사진)이 2월 10일 초음속 벽을 깨는 장면을 포착했다. / Boom Supersonic 차세대 초음속 항공기의 멋진 음속돌파 장면이 생생한 사진으로 공개됐다. 미국 항공우주국 NASA와 항공기업 붐 슈퍼소닉(Boom Supersonic)은 2월 10일 시험 비행 중 태양 앞을 비행하는 동안 초음속 XB-1 항공기의 어두운 실루엣에서 나오는 충격파를 포착한 놀라운 사진을 현지시간 3월 11일 공개됐다. 이 항공기는 소음속 장벽을 3차례 깨뜨렸다. 붐 슈퍼소닉의 창립자이자 CEO인 블레이크 숄은 성명에서 "이 이미지는 보이지 않는 초음속 제트기가 음향 장벽을 허무는 최초의 미국산 민간용 초음속 제트기를 포착해냈다"고 말했다. 이 사진은 우연히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이상적인 조건과 완벽한 타이밍이 필요했다. 수석 테스트 파일럿 트리스탄 제페토 브란덴버그는 NASA가 초음속 순간을 촬영할 수 있도록 모하비 사막 상공의 정확한 지점으로 가는 절묘한 타이밍의 비행을 해냈다. "제페토의 뛰어난 비행과 NASA와의 파트너십 덕분에 이 상징적인 이미지를 포착할 수 있었다"고 숄 CEO가 말했다. 이 사진은 슐리렌(Schli
※ [주말칼럼 SF읽기]를 쓰는 최기욱 변호사는 SF 열혈팬. 우주시대의 씨앗을 뿌린 SF명작들을 영상 리메이크 작품과 비교해 소개해온 '엔지니어 출신 변호사의 SF명작 읽기'를 개편해 우주문화의 공감대를 넓히는 칼럼코너로 마련했다. 이 글은 코스모스 타임즈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다. <편집자> 봉준호 감독의 할리우드 '거액' 영화 <미키 17>이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개봉됐고, 오늘 3월 7일 미국에서 개봉된다. SF칼럼을 쓰는 사람으로서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일. 급하게 영화를 봤고, 이미 깊은 애정으로 읽은 원작소설 <미키 7>과 함께 생각을 정리했다. 물론, '스포일러'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에드워드 애슈턴의 <미키 7(원제 MICKEY7, 2022)>은 SF적 상상력에 유머와 액션, 그리고 철학까지 한스푼 부어넣어 수많은 SF팬들을 열광시킨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그리고 2025년 2월 28일, 이 작품이 우리 모두가 사랑하는 감독 봉준호의 손 끝에서 재탄생했다. <미키 17>이다. 과연 이 원작은 어떤 매력으로 SF팬들을 사로잡았는지, 그리고 봉준호 감독은 이를 어떻게 영화화했는지 알아보자
1977년 발사된 NASA의 보이저 탐사선 개념도. / NASA 인간이 만든 물체 중 우주의 가장 먼 곳까지 비행하고 있는 보이저(Voyager) 1호와 2호가 더 오래 과학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을까. 미국 항공우주국 NASA의 제트추진연구소(JPL) 엔지니어들은 보이저의 임무 연장을 위해 전력 절약에 나섰다고 NASA의 홈페이지 'Jet Propulsion Laboratory' 섹션에 5일 공개했고, 현지언론들이 이를 보도했다. 보이저 1호는 2월 25일 우주선(cosmic ray) 실험 장치의 전원을 껐고, 보이저 2호는 3월 24일 저에너지 전하 입자 장치를 끄기로 했다. 각 우주선은 3개 과학 장치만 남기고 작동 중이다. 이는 1977년 발사 이후 47년째 활동하고 있는 보이저의 줄어드는 전력을 유지하려는 고육책이다. 두 우주선은 플루토늄 붕괴열로 전기를 만든다. 그러나 전력은 매년 약 4와트씩 줄어든다. 프로젝트 관리자인 JPL의 수잔 도드는 전력 부족으로 장치를 끄지 않으면 임무가 몇 달 내 끝날 수 있다고 밝혔다. 보이저는 원래 10개 과학 장치를 탑재했으나, 태양계 탐사 후 일부는 꺼졌다. 남은 장치는 태양권(heliosphere)과 성간 공
※'우주시대, 태극권'을 쓰는 이찬 명예회장은 한국에 태극권을 소개한 인물. 우주시대, 100세 시대를 맞아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익힐 수 있고,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심신의 조화와 건강을 얻을 수 있는 태극권의 원리를 소개한다. 이 글은 코스모스 타임즈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다. <편집자> “우주에서 모든 생명체는 평등하다... 그들의 생명은 우주의 기운이 모여 만들어낸 기적이다. 살아있는 모든 것이 기적이다.“ 얼마전 끝난 드라마 <별들에게 물어봐>의 마지막 대목에 등장하는 내레이션이다. 첫 칼럼에서 '100세까지 치매 안 걸리게 해달라'는 이 드라마 우주정거장에서의 연구 장면을 인용했는데, 그 사이 마지막회까지 진행됐다. 우주의 기운이 모여 생명체를 만든다는 기적적인 현상을 아름답게 표현한 클로징 멘트는 태극권을 수련해온 나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우주의 기운을 느끼며, 그 기운을 활용하고, 그 질서에 순응해 우리를 강하게 하는 것이 바로 태극권이기 때문이다. 서로 전혀 다른 사람이, 일상과 전혀 다른 우주라는 환경에서 화합을 이뤄 사랑과 희생으로 새생명을 탄생시키는 드라마 <별들에게 물어봐>의 마지막 장면. / n
블루 오리진의 유인 우주비행 미션 뉴셰퍼드 NS-25가 2024년 5월 19일 발사되고 있다. / Blue Origin NS-30 우주여행에 참가할 5명의 탑승자들. 블루 오리진은 남은 1명의 신원을 밝히지 않고 있다. / Blue Origin 우주관광으로 우주탐사의 한 영역을 리드해가고 있는 제프 베조스의 우주기업 블루 오리진이 곧 열번째 우주관광 미션에 나선다. 6명의 승객이 탑승하는 이번 우주비행 참가자들이 공개됐다. 그런데 여섯번째 승객, 마지막 한명은 비밀이다. 누굴까?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동부표준시 25일 오전 11시 30분, 한국시간 26일 새벽 1시 30분에 발사될 블루 오리진의 우주선은 뉴 셰퍼드다. 블루 오리진의 10번째 아궤도 우주여행은 서부 텍사스의 블루 오리진 발사장에서 이륙하며 출발 35분 전부터 실시간으로 중계된다. NS-30으로 명명된 아궤도 미션은 뉴 셰퍼드의 30번째 발사라는 뜻이다. 발사부터 캡슐 착륙가지 10~12분 걸리는 그동안의 비행들은 대부분 무인 연구비행이었고, 유인 우주여행 미션은 열번째가 되는 것이다. 2000년 9월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가 설립한 블루 오리진은 NS-30에 참가하는 6명 중 5명
※ [주말칼럼 SF읽기]를 쓰는 최기욱 변호사는 SF 열혈팬. 우주시대의 씨앗을 뿌린 SF명작들을 영상 리메이크 작품과 비교해 소개해온 '엔지니어 출신 변호사의 SF명작 읽기'를 개편해 우주문화의 공감대를 넓히는 칼럼코너로 마련했다. 이 글은 코스모스 타임즈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다. <편집자> 매일같이 우리를 감탄하게 만드는 우주 개발과 가상현실과 관련된 신기술 개발에 대한 소식이 쏟아지는 요즘. 우리가 이들 기술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둘은 우리를 ‘다른 세계’에 데려다 준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그리고 우리가 ‘다른 세계’에 열광하는 이유는 다름 아니라 ‘지금의 현실’이 탐탁지 않기 때문이리라. 그렇게 기술발전을 통해 접할 수 있게 되는 다른 세계가 충분히 환상적이라면, 우리는 현실에서 벗어난 삶에 충분히 만족할 수 있을 것인가? 그러기까지는 더 긴 시간과 더 많은 변화가 필요할 것이다. 우리는 지구 환경에 맞추어 진화해온 사회적 동물이기에, 이 환경에 맞추어 갖추어온 감정과 욕구들을 여전히 지니고 있기에. 그리고 우리는 인간이기에... 게임 속에서 보물을 찾으면 엄청난 재산과 권력을 선물 받을 수 있지만, 인간관계의 상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