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면토에 레이저 쏘아
달에서 건축자재 만든다

독일 연구팀, 인공 월면토 녹여 굳히는 실험 성공

ESA가 추진하는 달 기지 이미지. / ESA

 

달의 토양, 즉 월면토에 레이저를 쏘아 콘그리트처럼 만들어 건축자재로 쓰는 기술이 발표됐다. 

 

독일의 연방재료시험연구원 옌스 군스터 교수 연구팀은 현지시간 12일, 달 표면의 흙인 월면토 모사물질을 만들어, 이를 이산화탄소 레이저로 녹여 단단한 상태로 만드는데 성공했다고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에 발표했다. 이런 방법을 통해 달에서 건축자재를 직접 제작해 포장도로와 로켓 착륙지, 우주기지 등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인공월면토에 레이저를 쏘는 장치와 그 과정을 거쳐 건축자재로 만들어진 인공월면토. / Scientific Report

 

월면토, 즉 달 표면이 흙은, 지구의 화산암과 비슷한 특성을 갖고 있다. 문제는 달에는 표면을 지켜줄 대기가 없기 때문에 오랜 시간 충격을 받으면서 30㎛(마이크로미터, 100만분의 1m) 크기의 작은 입자로 잘게 부셔져 있기 때문에 날카로운 먼지에 가까운 형태다. 그래서 실제로 인간이 달 표면에서 탐사를 하는데 장애가 될 수 있다. 과학장비를 부식시키거나 우주복에 달라붙어 손상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연구가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각국에서 진행되어 왔다. 

 

독일 연구팀은 유럽항공우주국 ESA의 인공 월면토에 12㎾ 출력의 레이저를 쏘자 월면토가 녹으면서 콘크리트와 유사한 정도의 단단함을 보인다는 점을 발견한 것이다. 연구팀은 “월면토가 검은색 유리 같은 구조로 변했다”며 “지구에서 달에 건축재료를 가져가는 대신 이 기술을 활용해 현지에서 재료를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 상태에서는 건축재료 생산에 시일이 걸린다. 10x10m 면적을 생산해내는데 약 100일 소요된다는 것. 또 레이저를 달에 가져가는 것도 과제다. 그래서 연구팀은 달에 직접 레이저를 가져가는 대신 달에 약 2.37㎡의 렌즈를 가져가 활용하는 법을 제시했다. 태양이 비칠 때 렌즈를 통해 태양열을 레이저처럼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달의 월면토를 콘크리트와 같은 형태로 바꿔 건축자재로 사용하는 것이 현실화될 경우,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달 기지 일반인 거주 주택 단지를 비롯해, 각종 우주기지 건설과 달 탐사가 훨씬 쉬워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