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20억년 은하에도 산소 풍성
생명의 여건 일찍 조성됐다

JWST적외선으로 잡아낸 우주 탄생 5억~7억 년 후의 6개 은하 이미지. 6개 모두 현대 은하에 비해 낮은 산소량을 갖고 있다. / NASA, ESA

 

우주가 생겨났을 때 생명의 필수요소인 산소의 양은 미미했을까, 풍부했을까. 생명 현상에 대한 중요한 물음에 실마리를 풀 수 있는 중요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45억년 쯤으로 관측되는 우주의 역사에서 초기 20억년에 생성된 은하들에는 산소가 풍성했고, 첫 5억~7억년 은하에서만 산소량이 적은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 국립천문대의 키미히코 나카지마 연구팀이 그 주인공. 연구팀은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의 적외선 데이터를 이용해 우주의 첫 20억 년 동안 생성-존재한 138개의 은하에서 산소를 측정했다. 산소량을 측정한 결과 대부분의 은하가 현대 은하와 비슷한 양을 갖고 있었다. 다만 표본에서 우주가 겨우 5억에서 7억 년 정도 되었을 때 존재했던 7개의 초기 은하 중에서, 6개는 예측된 산소 함량의 거의 절반에 그쳤다.

 

이러한 발견은 은하계의 산소량이 우주 탄생 후 5억~7억 년 즈음에 급격히 증가했고 그 이후로 현대 은하계에서 관측된 것처럼 풍부한 상태가 되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초기 우주에서 산소의 모습은 생명체에 필요한 요소들이 예상보다 일찍 존재했음을 나타내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지금까지 우주 학계의 통설에 따르면, 빅뱅 직후인 초기 우주에는 수소, 헬륨, 리튬과 같은 가벼운 원소들만 존재했다. 산소와 같은 무거운 원소들은 이후 별들 내의 핵융합 반응을 통해 형성되었고 주로 초신성 폭발과 같은 사건들을 통해 은하계로 뿌려졌다. 생명체를 구성하는 다양한 원소들은 광대한 우주 역사에서 진행 중인 원소 합성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