自爆으로 막내린 '스타십' 발사
스페이스X '절반의 성공'

로켓 분리까지는 성공했으나, 발사 10분뒤 교신 끊겨

발사 2분전의 사상 최대 우주선 '스타십'의 모습. 때마침 일출과 어우러지며 장관이 연출됐다. / space.com 화면캡처

 

지상 최대의 로켓이 두번째로 발사됐으나, 교신이 끊기면서 자폭시스템을 작동시켜 폭발됐다. 스페이스X의 달과 화성 탐사용 초대형 우주선 '스타십(Starship)'의 시험비행이 장엄하게 발사되고 로켓 분리까지 성공했으나, 10분이 지난 뒤 교신이 끊겨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달 탐사를 넘어 화성으로의 인간이주를 목표로 삼고 있는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실현해 가는 거대한 꿈의 첫발은 스타십의 자폭으로 막을 내렸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는 현지시간 18일 오전 7시 3분 미국 텍사스주 보카치카 해변의 우주발사장 ‘스타베이스’에서 '스타십'을 탑재한 '슈퍼헤비(Super Heavy)' 로켓을 발사했다. 스타십은 발사 55초 후 발사체가 가장 큰 압력을 받는 ‘맥스 큐’ 구간을 무사히 통과해, 2분 52초 후 1단 발사체인 ‘슈퍼헤비’를 분리했고, 로켓은 30초 뒤 상공 90km에서 폭발했다. 이후 2단에 해당하는 ‘스타십’이 고도 148km까지 올라갔지만, 지상과의 교신이 두절되자 ‘비행 정지 시스템’이 가동돼 스스로 폭발했다.

이번 발사에서 스타십의 목표는 고도 240km까지 비행하는 것, 그리고 슈퍼헤비와 스타십을 다시 지상으로 회수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목표에 도달하기 전 슈퍼헤비와 스타십 모두 폭발했기 때문에 목표 달성에는 실패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이 이번 발사를 ‘절반의 성공’이라고 평가하는 이유는 1차 발사에서 보였던 문제점을 해결했기 때문이다.

 

스페이스X는 당초 17일 발사 예정이다가 부품교체를 위해 하루 연기된 이날 발사 40초전 카운트 다운이 멈춰 또다시 연기되는지 많은 사람들이 애타했지만, 잠시 후 다시 카운트 다운을 시작했고, 마침내 역사적인 발사에는 성공했다. 발사 3분 뒤 전체 2단 중 1단 부분인 '슈퍼 헤비' 로켓이 분리되고 90km(55마일) 상공으로 치솟아 우주 궤도 진입을 시도했다. 그런데 이륙 10분 후 통신이 두절됐다. 원인은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발사 로켓인 '슈퍼 헤비(Super Heavy)' 멕시코만에 떨어지고, 스타십은 동쪽으로 날아가 지구궤도를 도는 것에 준하는 속도와 높이를 획득한 뒤, 90분 간의 비행을 마치고 하와이 근처의 태평양에 떨어지게 되어 있었다. 

 

통신이 끊기 스타십은 자폭했다. 통신두절로 인해 조종이 되지 않을 경우, 엉뚱한 곳에 우주선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자폭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고, 이를 결행한 것이다. 이른바 '비행 정지 시스템'이 작동된 것이다. 

 

스페이스X의 두번째 발사도 실패하긴 했지만 지난 4월보다 기술적으로 진전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이날 오전 7시 3분 미국 텍사스주 남부 보카치카 해변의 우주 발사 시설 '스타베이스'에서 스타십이 발사됐으며, 첫 발사였던 때와 비교해 더 높이 비행했다"고 보도했다. 

 

NASA의 빌 넬슨 국장은 소셜 미디어 X에 "우주비행은 할 수 있다는 정신과 과감한 혁신을 요구하는 대담한 모험"이라며 "오늘의 테스트는 배우고 다시 비행할 수 있는 기회다"라고 글을 남겼다.

이날의 역사적인 발사장면은 30여분 전부터 스페이스X와 스페이스닷컴(space.com)에 의해 온라인으로 생중계됐다.  

 

당초 예정된 17일 발사가 연기될 때, 머스크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X계정에 "그리드 핀 액추에이터(grid fin actuator) 교체가 필요해 발사가 토요일(18일)로 연기됐다"는 공지를 올렸다. 그리드 핀 액추에이터는 로켓의 비행 제어와 관련 있는 부품이다. 


스페이스X는 "(지난 4월의) 첫 번째 시험비행은 수많은 교훈을 제공해 기체와 지상 인프라를 몇 가지 업그레이드하는 데 직접적으로 기여했다"며 "이번 시험비행에서는 ‘슈퍼헤비(로켓)' 랩터 엔진을 위한 새로운 전자식 추력벡터제어(TVC) 시스템 등 여러 개선 사항을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스타십은 스페이스X가 달과 화성에 사람과 화물을 보낸다는 목표로 개발해온 우주선이다. 길이가 50m, 직경은 9m로 우주선 내부에 150t까지 화물을 적재할 수 있다. 이 우주선을 싣고 발사되는 역대 최대 로켓 슈퍼헤비(길이 71m)와 합체하면 총길이가 121m에 달한다. 스페이스X는 올해 4월 20일 스타십의 첫 지구궤도 시험비행을 시도했으나, 이륙 후 하단의 슈퍼헤비 로켓과 분리되지 못하고 약 4분 만에 공중에서 폭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