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우주선이 고장났다"
인도, 긴급탈출-귀환 실험

아폴로13호의 돌발상황은 언제든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비한 훈련도 실제로 진행됐다. / imdb.com

 

미국의 유인우주선 아폴로13호는, 달 착륙을 앞두고 산소탱크의 폭발로 착륙선만을 이용해 지구로 귀환하는 방법을 써서 전원 무사히 지구로 돌아올 수 있었다. 본체에서 불이나 NASA 관제센터와 우주인들은 사령선을 포기하고 착륙선으로 옮겨타고, 지구회귀를 시도했다. 이 희대의 사건은 유인우주선의 어려움을 상징한다. 그래서 우주인의 건강문제가 늘 연구되고 있는 가운데, 긴급탈출 시스템 시험도 이뤄졌다. 최근 달의 남극에 착륙선을 보낸 인도우주연구기구 ISRO의 성과다.  

 

ISRO는 지난달 21일 유인우주선 ‘가가냐안(Gaganyaan)'의 긴급탈출 시스템 시험에 성공했다. 유인우주선 발사 때 돌발상황에 대비해 비행 중인 로켓에서 우주선을 떼어내고 지구로 무사 귀환 가능성을 테스트한 것. 인도는 올해 8월 23일 달 무인 우주선 ‘찬드라얀 3호’를 세계 최초로 달의 남극에 착륙시켜 지구촌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가가냐안은 ISRO의 유인우주비행 프로젝트로 그 꿈을 이룬다면 인도는 이 분야에서 소련(러시아), 미국, 중국에 이어 4번째 국가로 올라선다. 가가냐안은 산스크리트어로 '하늘'을 뜻하는 '가간(Gagan)'과 '탈것'을 뜻하는 '야안(Yaan)'의 합성어로 말 그대로 '하늘의 탈것'이다. 2004년께 시작된 가가냐안은 유인우주계획의 명칭이자 우주선의 이름이다.

 

가가냐안 우주선은 우주인이 타는 크루 모듈(캡슐)과 태양전지와 배터리 스러스터(보조 추진 장치) 등이 들어가는 서비스 모듈로 구성된다. 이 우주선은 최대 3명의 우주비행사를 태우고 고도 400km의 지구 저궤도에 최대 3일간 머물 수 있다. 발사용 로켓으로는 인도의 최신·최대 로켓 LVM3를 유인 비행용으로 개량했다.

 

비상탈출 실험을 통해 바다에 착수한 크루 모듈 시제품. / ISRO

 

돌발상황 때 비상탈출 시스템 시험 미션인 'TV-D1(Test Vehicle Demonstration 1)'에는 승무원 탈출 시스템인 'CES(Crew Escape System)’이 핵심인데, 형태는 탑(타워)처럼 생겼다. 이 타워는 우주선 끝에 장착돼 있어 로켓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타워에 장착된 소형 고체 로켓 모터에 점화해 로켓에서 우주선을 떼어낸다. 그리고 안전한 곳까지 비행한 뒤 우주선은 정상 귀환 때처럼 낙하산을 펴고 착륙한다. 또 CES에는 저고도 탈출 모터와 고고도 탈출 모터 등 두 종류의 고체 로켓이 장착되어 있다.

 

ISRO는 CES의 순조로운 작동 등 TV-D1 시험비행의 완료를 알렸다. ISRO는 또 크루 모듈 낙하산 단독 시험과 서비스 모듈에 장비하는 슬레이터 연소 시험도 병행했다. ISRO는 유인 우주 비행의 실시 시기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지만, 인도 언론에서는 내년 무인 우주비행시험에 이어 2025년 첫 유인비행시험을 시도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