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질량 '거미 펄사'
근처 별 잡아먹는다

X선, 광학, 이미지 합성으로 본 거미 펄사의 광경. / NASA ESA JPL CXC

 

엄청나게 높은 질량의 힘으로 주변의 별을 잡아먹으며 자전하는 별이 있다. 초고속으로 자전하는 중성자별이다. '펄사(pulsar)'라고 불린다. 미국 NASA의 찬드라 X레이 관측선이 '거미 펄사(spider pulsar)'를 찾아내 그 신비한 우주쇼를 규명했다. 

 

펄사는 펄스를 방사하는 천체. 펄스는 일정하고 반복적인 전파를 방출하다가 짧고 규칙적으로 강력한 전파를 툭툭 쏘아내는 현상이고, 이런 펄스를 방사하는 천체가 펄사다.  1969년에 게성운에서 발견된 펄사가 중성자별임이 밝혀졌는데, 중성자별이란 보통의 항성이 초신성으로 폭발한 후 중심핵이 내부로 붕괴하면서 압축돼 중성자만으로 이뤄지게 되는 천체다. 엄청난 밀도를 갖고 있어 주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찬드라 X레이 관측선은 NASA가 3번째로 쏘아올린 우주망원경. 지구 외부의 X선을 수집해 관찰하여 우주의 구조와 기원, 진화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 목표이다. 찬드라의 예리한 X선 영상은 구상성단의 밀리초 펄사를 연구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구상성단에는 하늘의 작은 부분에 많은 X선 광원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 광원을 서로 구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번에 NASA가 공개한 '거미 펄사'는 같은 궤도의 별들(동반성)을 먹어치우면서 움직이고 있는 천체다. 규칙적으로 빛과 전파(펄스)를 뿜어내는 펄사는 천체에서 가장 정확한 시계로도 통한다. 초고속으로 자전하는 중성자별의 자기극으로 전자가 들어가고 나가면 강한 빛과 전파가 자극에서 빔 형태로 지구로 향한다. 이때 중성자별이 빠르게 자전하면서 빔이 마치 등대처럼 우주의 이곳저곳을 비추게 된다. 거미 펄사는 1초에 수십~수백 번 회전하는 밀리초 펄사다.

 

천문학자들은 최근 파크스와 미어캣 라디오 망원경을 써서 오메가 센타우리(지구에서 약 1만7700광년 거리)에서 18개의 밀리초 펄사를 잡아냈다. 캐나다 앨버타 대학의 지아키 자오와 크레이그 하인케는 찬드라 데이터를 기반으로 밀리초 펄사 가운데 X선을 방출하는 펄사가 있는지 살펴봤다. 그들은 X선을 뿜어내는 11개의 밀리초 펄사를 찾아냈는데, 그 중 5개는 오메가 센타우리의 중심부에 몰려 있는 거미 펄사였다.

 

X선 및 광학광으로 잡아낸 오메가 센타우리(원 안은 일부 거미 펄서들)의 클로즈업 이미지 /NASA ESA CXC

 

연구팀이 밝혀낸 거미 펄사는 ‘레드백(Redback)'과 ‘검은 과부(black widow)' 두 종류다. X선에서 레드백이 검은 과부보다 더 밝았다. 또 더 많은 X선을 생성하는 펄사는 더 거대한 동반자와 짝을 이뤘다. 거미 펄사의 밝기와 동반 질량 사이의 일반적인 상관관계를 처음으로 보여준 것이다. 

 

거미 펄사들은 우주적 관점에서 볼 때 동반성들과 매우 가깝다. 지구와 달 사이 거리의 약 1~14배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기 때문에 펄사의 에너지 입자들이 동반성들에게 많은 피해를 미치게 된다. 

 

이번 발견은 과학자들이 개발한 이론적 모델과 일치한다. 더 무거운 별들은 입자들의 밀도가 높은 바람을 일으키기 때문에, 바람이 펄사의 입자들과 충돌할 때 더 밝은 X선을 만들어내는 더 강한 충격이 있다. 동반성들이 펄사에 가까이 있다는 것은 X선이 펄사의 바람과 함께 별들에게 중대한 손상을 입힐 수 있다는 이론을 이미지로 확인한 것이 이번 발견의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