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첫 군사정찰위성 발사!
지상 30cm 물체 본다

'Korea 425 project' 2025년까지 정찰위성 5기 체제 구축

미국 밴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우리 군 첫 정찰위성 1호기를 탑재한 미국 스페이스Ⅹ ‘팰컨9’이 2일 새벽 발사되고 있다. / spaceX

 

한국의 첫 군사정찰위성이 발사됐다. 우리군의 정찰위성 추진 계획인 '한국 425 프로젝트'의 첫 미션이 성공적으로 추진된 순간이다. 2일 새벽 미국에서 스페이스X의 팰컨9 발사체에 실려 발사된 군사정찰위성은 궤도에 안착했고, 발사 후 78분 첫 교신에도 성공했다. 북한이 군사위성을 발사하고 11일만이다. 

 

국방부와 스페이스X, 그리고 국내외 언론에 따르면, 한국 첫 군사정찰위성 1호기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밴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한국시간 2일 새벽 3시 19분, 현지시간 1일 오전 10시 19분에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발사체 팰컨9에 탑재되어 발사됐다. 

 

발사 후 2분22초, 1단 추진체가 분리돼 떨어져 나갔고, 이어 약 20초 후에 페어링(위성보호덮개)이 분리됐다. 발사 14분 뒤인 3시33분에는 2단 추진체에서 분리된 정찰위성 1호기가 목표로 설정했던 우주궤도에 정상 진입했다. 

 

팰컨9이 발사되고 2분22초 후에 1단 추진체가 분리돼 떨어져 나갔고, 이어 약 20초 후에 페어링(위성보호덮개)이 분리됐다. 우주궤도에 안착한 정찰위성 1호기는 발사 후 78분만인 4시37분경 해외 지상국과 첫 교신에도 성공했다. 

 

한국 첫 군사정찰위성인 정찰위성 1호기는 지구 저궤도 위성으로 30cm 크기의 물체를 식별한다. / 연합뉴스 

 

정찰위성 1호기는 고도 400∼600㎞에서 지구를 도는 저궤도 위성이다. 전자광학(EO) 및 적외선(IR) 촬영 장비를 탑재하고 있으며 하루 수차례 특정 지점을 지나가며 감시-정찰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촬영 영상의 해상도는 0.3m급으로 전해졌다. 지상 30㎝ 크기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어 3m급으로 알려진 북한 정찰위성에 비해 월등한 성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국방부는 "해외 지상국과의 첫 교신을 통해 정찰위성 1호기가 궤도에 성공적으로 안착했고 위성 상태도 양호한 것을 확인했다"고 발표했고, 정찰위성 1호기는 오전 9시47분에 국내 지상국과 교신에도 성공했다. 1호기는 앞으로 4∼6개월 동안의 운용시험평가를 거쳐 내년 상반기에 전력화된다. 군 당국은 운용시험평가 기간 정찰위성의 구동 상태를 점검하고 위성이 촬영하는 영상의 초점을 맞추는 검보정 작업을 진행하며 촬영 영상의 품질도 평가할 예정이다. 

 

"해상도와 EO·IR 동시 운영 등을 고려하면 우리나라 정찰위성의 성능은 세계 5위 이내로 판단한다"고 밝힌 국방부는 앞으로 2025년까지 순차적으로 4기의 정찰위성을 더 쏘아올려 총 5기를 확보할 계획이다. 2025년까지 확보하는 5기의 정찰위성 중 1호기는 EO·IR 장비를 탑재하지만, 2∼5호기는 고성능 영상 레이더(SAR)를 탑재한다. SAR을 탑재한 위성 4기는 전자파를 지상 목표물에 쏜 뒤 반사돼 돌아오는 신호 데이터를 합성해 영상을 만들며, 날씨와 관계없이 북한 지역을 관측할 수 있다.

 

EO·IR 위성은 SAR 위성보다 선명한 이미지를 확보할 수 있지만 날씨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구름이 많이 낄 경우 감시가 제한될 수 있다. 정찰위성 5기를 모두 확보하면 북한의 특정 지점을 2시간 단위로 감시, 정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위성 발사 프로젝트를 '425 프로젝트'라고 부르는 것은 'SAR' 위성과 'EO' 위성에서 음차해 '425'가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위성들도 모두 팰컨9에 탑재돼 발사된다. 팰컨9은 재활용할 수 있어 발사 비용이 적게 들고 발사 성공률도 높기 때문. 국방부 관계자는 “저궤도 위성을 올리는 데 필요한 평균 비용은 무게 1㎏당 2만 달러이나 팰컨9은 5000달러”라며 “발사 성공률도 99.2%로 현존하는 발사체 중 신뢰도가 가장 높다”고 설명했다.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정찰위성 1호기 발사 성공으로 군은 독자적인 정보감시정찰 능력을 확보했다”며 “정찰위성은 한국형 3축 체계의 기반이 되는 핵심 전력으로 킬체인 역량 강화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형 3축 체계는 적 미사일의 발사 징후를 사전에 포착해 발사 전에 제거하는 킬체인에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와 대량응징보복(KMPR)을 더한 개념이다.

 

국방부와 방사청은 “우리 군은 신속한 징후 감시 및 조기경보를 위한 초소형위성체계 사업도 체계개발을 진행 중”이라며 “정찰위성과 초소형위성체계의 상호보완적 운용으로 군 독자적 감시정찰 자산의 역량을 극대화해 북한과 경쟁 구도에서 압도적 우위를 차지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