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우주탐사 목표 뚜렷이"
ISECG 참석한 NASA의 조언

첫 한국 개최 국제우주탐사협의체 종료 기자간담회

인천 송도 경원재에서 8일 열린 국제우주탐사협의체(ISECG) 고위급 회의 기자간담회에서 짐 프리 NASA 우주탐사시스템본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국이 제대로 된 국제 우주협력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위해 우주를 탐사할지' 명확한 목표를 세워야 한다. "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탐사 부문을 이끌고 있는 짐 프리 NASA 우주탐사본부장이 한국이 8일 국내언론과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NASA에서 우주탐사 기술 개발을 이끌며 조직내 서열 3위로 평가받고 있는 짐 프리는 7, 8일 한국에서 처음 열린 국제우주탐사협의체(ISECG) 회의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에 왔다. 

프리 본부장은 현재 NASA가 진행하고 있는 유인 달 착륙 프로젝트 아르테미스 미션과 한국의 역할 등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NASA는 당장 내년말로 계획돼있는 아르테미스 2차 발사에 집중하고 있다. 작년에 성공한 1차 발사에서 배운 교훈들을 얻어가고 있는 과정을 밟는 중이다. 또 2차 발사에서 배운 것을 토대로 3차 발사가 진행될텐데 많은 국제파트너들도 함께 동참하고 있다."

 

"한국과 같은 신흥국에의 기대에 대해 말하자면, 파트너십의 가치가 정말 지대하다고 본다. NASA도 왜 달을 탐사하고, 왜 화성을 가고자 하는지 분명한 목표를 세웠고 이것은 미국이라는 국가의 고유 니즈와 직결돼 있다. 한국도 달 탐사, 우주탐사와 관련해 정확히 무엇을 하고싶은 지 목표와 지향점을 세우면 좋겠다."

"함께 하고자 하는 파트너 국가들이 있다면 함께 협력하는 것은 당연히 중요하다. 그래서 이런 파트너 국가들과 목표의 교차점이 어디 있는지 찾아야한다. 먼저 한국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정립하고 다른 나라와 교차점을 찾아서 협력해 나가는 것이 순서다." 

 

짐 프리 본부장의 이와같은 조언과 함께,  ISECG 의장을 맡고 있는 다니엘 노이엔슈반더 유럽우주청(ESA) 유·무인탐사본부장은 “ESA에서는 국제 협력이 일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국제 협력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하다”며 "한국도 우주탐사에 대한 야심찬 목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우주항공청이 개청되면 국제 협력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리버 앙게르 독일 항공우주센터(DLR) 탐사팀 리더는 “개별 국가로는 불가능한 일들이 국제 협력을 통해 가능해지기 때문에 각국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공유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히로시 사사키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우주탐사부문 부원장은 “하나의 목표를 위해 JAXA가 발사체를 제공하고 ESA에서 탑재체를 제공하는 등 각국 우주 기관과 다양한 협력을 통해 성과를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ISECG는 국제 협력을 통해 천문학적인 비용과 광범위한 기술 확보가 필수적인 우주개발 영역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만들어진 글로벌 우주협의체. 민간 주도 우주개발 시대가 열리고 각국의 달 탐사 경쟁이 본격화되며 지난 2018년 15개였던 참여 기관도 27개로 늘어났다. 한국은 ISECG가 창립한 2007년부터 참여해 왔으며 ISECG 회의가 한국에서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주 한국에서 열린 ISECG 회의에서는 각국의 우주탐사 현황과 계획을 공유했다. 특히 ISECG의 대표 발간물인 '글로벌 우주탐사 로드맵(GER)'의 개정 방향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하고,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국의 우주탐사 활동 참여 확대 방안 등을 반영하기로 했다.

 

천이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위성우주탐사체계설계부장은 “ISECG는 규범이나 규약을 가진 게 아니라 각국 우주 탐사의 방향성을 공유하는 하나의 모임이기 때문에 이번 기회를 통해 각국이 준비하는 우주 탐사의 목표를 나눌 수 있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