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의 죽음, 초신성 폭발
제임스웹, 획기적 이미지 포착

카시오페이아자리 초신성 잔해 생생한 모습 공개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의 근적외선 카메라로 관측된 '카시오페이아자리 A'. / NASA, ESA, CSA

 

거대한 별은 초신성 폭발이라는 형식으로 죽음을 맞는다. 이 초신성 폭발 방식을 알 수 있는 획기적인 이미지가 공개됐다. 지구에서 약 1만1090광년 떨어진 ‘카시오페이아자리’의 초신성 잔해인 ‘카시오페이아자리 A(Cassiopeia A, 이하 카시오페이아 A)’. 1948년 최초로 발견된 전파성 천체인 카시오페이아 A는 우리 은하의 가장 젊은 초신성 잔해 중 하나다. 아직까지 초신성 폭발의 과정은 수수께끼로 남아 있어 천문학자들에게 특별한 존재다. 카시오페이아 A를 보여주는 정밀 이미지가 최근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유럽우주국(ESA) 등에서 잇달아 공개됐다.

 

일본의 우주 포털사이트 소래(sorae)에 따르면, 초신성 잔해의 신비로운 모습을 잡아낸 주인공은 NASA의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 이 이미지는 JWST의 근적외선 카메라(NIRCam)로 찍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연구진의 분석 결과 카시오페이아 A의 구조는 분홍색 또는 오렌지색의 필라멘트(끈) 모양이었다. 게다가 흰 연기 같은 것이 내부 껍질을 둘러싸고 있음도 확인됐다.

 

이번 연구팀을 이끈 대니 밀리사블예비치(미국 퍼듀대학)는 “근적외선 카메라의 고해상도에 힘입어 죽어가는 별이 폭발했을 때 어떻게 분쇄돼 작은 유리조각과 같은 필라멘트를 남겼는지 볼 수 있게 됐다"면서 "오랜 세월 연구 끝에 별이 어떻게 폭발했는지를 밝혀줄 획기적인 실마리가 이제 밝혀졌다”며 놀라움을 드러냈다.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은 사람의 눈으로 포착할 수 없는 적외선 파장에서 주로 관측한다. 이번에 공개된 이미지의 색상은 포착 때 사용된 필터에 따라 착색되었다. 웹우주망원경을 운용하는 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STScI)에 따르면 이미지에서 분홍색이나 오렌지색으로 착색된 부분은 카시오페이아 A의 내각(内殻)을 구성하는 물질을 보여준다. 고성능 웹우주망원경이라면 별에서 방출된 유황, 산소, 아르곤, 네온 같은 가스로 된 작은 덩어리를 폭 100천문단위(au) 정도까지 식별할 수 있다. 1au는 태양에서 지구까지 평균 거리로 약 1억5000만km다.

 

초신성 잔해는 질량이 태양의 8배 이상 되는 무거운 항성이 초신성 폭발을 일으킨 뒤 관측되는 천체다. 불타는 듯한 환한 빛은 폭발의 충격파 때문에 가열된 가스로 가시광선을 비롯 적외선과 X선 등이 방사되며 빚어낸다. 이 잔해를 형성시킨 초신성 폭발의 빛은 약 300년 전에 지구에 도달했을 것이라고 추정된다. 직경 약 10광년의 카시오페이아 A를 만들어낸 초신성 폭발은 가스가 퍼지는 속도를 바탕으로 추정할 수 있다. 

 

내부 껍질을 둘러싼 하얀 연기와 같은 것은 싱크로트론 방사(synchrotron radiation)를 포착한 것이다. 싱크로트론 방사는 싱크로트론에 의해 생성된 전자기적 방사선으로 자기장에서 빛의 속도에 근접하여 움직이며, 대전된 입자들에 의해 생성된다. 또 초신성 폭발의 빛이 먼 곳의 먼지를 가열해, 그 먼지가 식어 가는 과정에서 관측된 '광 에코(Light echo)'도 화상의 오른쪽 아래 구석에 찍혀 있다.

 

카시오페이아 A 이미지 포착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1년 4월 21일 자 국제학술지 ‘네이처’에도 실려 주목을 받았다. 이번 이미지는 그때보다 더 정밀하다. 당시는 NASA의 찬드라 X선 망원경으로 2000~2018년 중 18일 넘게 촬영한 결과, 초신성 잔해에서 선명한 티타늄 거품이 확인돼 천문학계를 설레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