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00만km 날아온 고양이
NASA, '심우주 광통신' 성공

소행성 탐사선 프시케와 교신... 10배 더 먼 거리 통신이 목표

 NASA가 공개한 심우주에서 온 고양이 동영상. 소행성 탐사선 프시케에서 3100만km를 날아왔다. / NASA

 

갈색털의 귀여운 고양이 한마리가 소파 위에 앉아있다가 빨간 레이저포인트가 나타나자 그 점을 쫓아 분주하게 깡총깡총 쫓아다닌다. 주변에서 흔히 보는 동영상 같지만, 남 다르다. 멀고먼 우주에서 날아온 동영상이기 때문이다. 

 

프시케 소행성을 탐사하기 위해 심우주로 날아가고 있는 미국 NASA의 소행성 탐사선 프시케가 첨단통신 능력을 발휘하며 화제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번엔 3100만㎞ 거리에 떨어진 먼 우주에서 지구로 고화질 영상을 보냈다. 고양이 한마리의 움직임을 담은 동영상이다. 프시케가 보낸 영상을 지구에서 받는 데 걸린 시간은 101초에 불과했다. NASA는 이어지는 실험들을 통해 이보다 10배 이상 먼 약 3억9000만㎞ 거리에서 영상을 교신할 계획이다.

 

NASA는 현지시간 지난 18일 세계 최초로 우주 레이저 통신을 통해 우주탐사선 프시케에서 지구로 UHD급 영상을 보내 제트추진연구소(JPL)에서 수신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심우주 광통신(DSOC)'이라고 불리는 NASA와 프시케 사이의 이 통신기술은 레이저를 이용해 지구와 우주 사이의 빠른 데이터 전송을 가능케 하는 방법. DSOC가 확고히 운영될 수 있는 수준이 되면 근적외선 레이저를 사용해 기존 전파 통신보다 최대 100배 빠른 속도로 데이터의 송수신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NASA에서 연구원들이 고양이 테이터스의 영상을 수신하고 있다. / NASA JPL

 

NASA가 수신한 영상 속에서 테이터스라는 이름의 고양이가 레이저 포인터의 빨간 점을 쫓아다니는 영상이 15초 가량 이어진다. 이 영상은 지난 10월 발사한 프시케에 DSOC 기술 시연을 위해 실린 이후 이번 통신을 통해 지구로 다시 돌아왔다. 테이터스는 주황색 얼룩무늬를 가진 이 고양이. 실제로 우주 비행은 하지 않았지만, 우주 탐사선에서 보낸 영상 속에 담긴 모습으로 지구에 등장한 것이다.

 

팸 멜로이 나사 부국장은 “데이터 전송 대역폭을 늘려 미래 탐사와 과학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며 “기술이 더 발전하면 행성 사이의 통신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프시케가 이번에 이미지를 전송한 거리인 3100만km는 지구와 달 사이 거리의 80배에 달하는 먼 거리다. 

 

참고로, 실제로 우주여행을 한 고양이도 있다. 1963년 프랑스에서 발사된 우주선에는 고양이 한 마리가 탑승했다. 이름도 없이 ‘C341′이라고 불리던 이 고양이는 안전하게 우주 비행을 마친 후 지구에 복귀해 ‘펠리세트’란 이름을 받았다. 펠리세트는 최초이자 60년간 유일하게 우주여행을 한 고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