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선물로 달 궤도 안착'
일본 SLIM, 달 착륙 1월 시도

내년 1월 20일 달 착륙을 시도하는 일본의 SLIM 아티스트 일러스트. / JAXA

 

일본의 달 착륙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일본 우주선이 크리스마스에 큰 성과를 내며 한발짝 달 착륙에 다가섰다. 새해초 달 착륙을 목표로 우주로 쏘아올려진 일본 우주선이 달 궤도에 무사히 진입한 것이다. 

 

달 표면 터치다운을 시도할 일본의 우주선 이름은 SLIM이다. 목표지점 100m 이내에 정확히 내려앉는다는 목표를 갖고 있기 때문에 '문 스나이퍼'로도 불려 'Smart Lander for Investigating Moon' 즉 SLIM이라는 이름이 나왔다. 날렵하고 스마트하게 달에 착륙하겠다는 의지다.

 

일본 항공우주연구개발기구 JAXA에 따르면,  SLIM 착륙선의 달 궤도 진입시각은 25일 오후 4시 51분이고, 이르면 2024년 1월 20일 달 표면에 내려앉을 시도를 한다 .

 

현재 SLIM은 고도 약 600~4,000km, 약 6.4시간 주기의 극궤도를 비행 중이다. 궤도 변경은 계획대로 이뤄졌고 착륙선의 상태도 정상이다. JAXA의 구상은 “내년 1월 20일 토요일 오전 0시 강하 개시 후 20분 만에 달 표면에 안착한다"는 것이다. SLIM이 일본 첫 달 착륙에 성공한다면 현재까지 구소련, 미국, 중국, 인도 등에 이어 5번째 국가로 올라선다. 만약 착륙 시도에 변수가 발생해 여의치 않을 경우, 한달 정도 늦춰 2월 16일께 재착륙을 시도할 예정이다.

 

SLIM은 머리글자에서 알 수 있듯이 높이 2.4m, 너비 2.7m, 길이 1.7m, 무게는 약 700㎏으로 작고 가볍다. SLIM은 지난 9월 6일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H-IIA 로켓을 타고 강력한 X선 우주 망원경인 XRISM과 함께 발사됐다. 그 후 SLIM은 NASA와 JAXA, 유럽우주국 ESA가 개발한 XRISM을 지구 궤도에 남겨놓고 9월 30일에 지구의 중력을 벗어나서, 10월 4일 지구를 공전하는 달의 중력을 이용해 궤도를 변경하는 달 스윙바이를 끝냈다. 지금까지 넉 달 가까운 여정 끝에 달 궤도에 올라선 것이다.

 

이제 SLIM은 달 표면 터치다운을 위한 준비에 들어갔고, 330피트(100m) 이하의 정확도로 착륙 구역을 노리게 된다. JAXA 관계자는 "SLIM은 미래의 달 탐사에 필요한 핀포인트 착륙 기술을 소규모 탐사선으로 달 표면에서 검증한다”고 강조했다. 또 “SLIM은 지금까지와는 달리 착륙하기 쉬운 곳만이 아니라 원하는 곳에 정확히 착륙할 수 있는 질적인 전환을 이룰 것"이라며 "달보다 훨씬 더 자원이 부족한 행성에도 착륙하려 한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SLIM은 달 표면에 수직 자세로 강하하되 접지 직전 기체를 기울여 쓰러지도록 착륙하는 독특한 방법을 채택하고 있다. 수직 자세로 착륙하면 쓰러질지도 모르는 경사면에서도 쓰러진 자세로 착륙하면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SLIM의 착륙 예정 지점은 신사케의 바다 부근에 있는 '시오리(Shioli, 직경 약 300m)' 크레이터 근처로, 실제 약 15도의 사면으로 되어 있다.

 

SLIM은 달 표면에 내려앉은 뒤 달 표면에 2대의 소형 로버를 배치한다. 태양전지를 장착한 'LEV-1'에는 스프링의 힘으로 달 표면을 박차고 도약하기 위한 패드가, 'LEV-2(애칭 SORA-Q)'에는 2개의 바퀴가 달려 있다. 두 대 모두 배터리가 남아있는 한 달 표면을 이동할 수 있다. 두 소형 로버 모두 SLIM 착륙 직전 분리되고 달 표면에서 이미지를 찍고 지구로의 데이터 전송 등 통신기능을 맡는다.

 

일본 우주선이 달 궤도에 진입하는 것은 SLIM이 처음이 아니다. 1990년 일본 첫 달 탐사선 '히텐(Hiten)'에 이어 2007년에는 '카구야(Kaguya)'가 뒤를 이었다. 일본은 달 궤도 진입엔 성공했지만 달 탐사는 지금까지 모두 실패로 끝났다. 올해 들어 스타트업 스페이스의 '하쿠토R(Hakuto-R)'가 3월 달 궤도에 들어간 뒤 4월 착륙에 도전했지만 센서가 분화구 가장자리에 부딪치면서 추락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