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단 충돌로 일그러진..."
JAXA, '크리즘'위성이 포착

크리즘 엑스텐드가 잡아낸 은하단 ‘에이벨 2319’의 X선 이미지. / JAXA

 

우주의 거대한 은하들이 충돌하면서, 원형의 거대 원형 가스들이 일그러진 생생한 이미지가 공개됐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1월 5일 최신 천문위성 ‘크리즘(XRISM)'이 촬영한 은하단과 초신성 잔해 등 이미지를 처음 공개했다. 크리즘은 JAXA가 미국 항공우주국(NASA), 유럽우주기구(ESA)와 공동 개발한 대형 전파 망원경을 탑재한 위성. 이미지들은 크리즘 관측소가 올 연말 본격 과학작전을 수행하기 전 맛보기로 보여준 것으로 전례없는 데이터다.

 

크리즘은 2023년 9월 6일 H2A 로켓에 지능형 달 착륙선 ‘슬림(SLIM)'과 함께 실려 발사됐다. 천체에서 나오는 X선을 이용해 우주를 관측하는 크리즘은 광범위한 우주를 찍을 수 있는 카메라와 은하 등을 형성하는 가스의 성분을 밝혀내는 장치를 탑재하고 있다. 또 최대 1만2000 전자볼트의 에너지를 X선이 감지하도록 설계되었으며 뜨거운 지역, 가장 큰 구조물, 가장 강한 중력을 가진 물체를 연구하게 된다. 두 대의 관측 장치는 ‘리졸브(Resolve)'와 ‘엑스텐드(Xtend)'로 각각 고다드에서 설계 및 제작된 X선 미러 어셈블리의 초점에 맞추어져 있다.

 

크리즘 리졸브가 측정한 초신성 잔해 N132D의 X선 스펙트럼. / JAXA

 

리졸브는 NASA와 JAXA가 개발한 마이크로 열량계 분광계이다. 크리즘 팀은 리졸브를 사용하여 초신성 잔해이자 우리은하의 위성은하인 대마젤란운에서 가장 밝은 X선 소스 중 하나인 N132D를 연구했다. 팽창하는 잔해는 약 3000년 정도 지난 것으로 추정되며 태양 질량의 약 15배인 별이 연료가 바닥나고 폭발하면서 만들어졌다. 리졸브 스펙트럼은 실리콘, 황, 칼슘, 아르곤, 철과 관련된 피크를 보여준다. 이것은 지금까지 확보한 것 중 가장 상세한 X선 스펙트럼이다.

 

크리즘의 두번째 장치인 엑스텐드는 JAXA가 개발한 X선 이미저. 엑스텐드는 보름달의 평균 겉보기 크기보다 약 60% 더 큰 영역을 관찰할 수 있다. 엑스텐드는 백조자리 북쪽의 은하단인 ‘에이벨 2319’의 X선 사진을 포착했다. 이 은하단은 가로길이가 300만 광년이며 엑스텐드의 넓은 시야를 보여준다.

 

이번에 공개한 사진은 태양계로부터 약 7억7000만 광년 떨어진 두 은하단이 충돌하는 모습이다. 원래는 원형으로 퍼져 보이는 고온가스가 충돌의 영향으로 심하게 일그러지는 상황을 잡아낸 것. 은하단의 중심이 연결된 부분도 선명하게 판별해 냈다.

 

또 수명이 다한 별의 ‘초신성 폭발(슈퍼노바)'을 지구로부터 약 16만3000광년 떨어진 우주에서 잡아냈다. 폭발한 별 잔해에서 방출된 고온가스에서 나오는 X선을 해석해 가스에 포함된 철과 규소 등 원소 식별에도 성공했다. 가스의 온도나 속도도 알 수 있기 때문에 우주의 구조나 진화의 과정을 해명해 주는 성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