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탐사 3년 72회 비행'
첫 외행성 헬기, 수명 다했다

NASA "인제뉴어티 회전날개 고장으로 임무 종료"

'붉은 행성' 화성에서 3년간의 임무를 수행하고 수명을 마치는 ‘인제뉴어티’. 아래사진의 그림자에서 날개손상을 볼 수 있다. / NASA

 

화성 표면에서 날아다니며 화성 토양을 관측하는 역할을 3년 가까이 해온 작고 귀여운 헬리콥터가 이제 수명이 다했다. 외행성에서 최초로 자체 동력을 이용해 비행한 헬기인 인제뉴어티다. 

 

NASA에 따르면, 화성 탐사용 초소형 헬리콥터 ‘인제뉴어티(Ingenuity)’가 임무를 공식적으로 종료했다. 지난 1월 18일(미국시간) 통신이 끊겨 이틀만에 복구하며 수명 연장 기대감을 높였지만, 이번에는 비행 자체가 불가능해졌다. 같은 날 화성 표면 착륙 중에 회전 날개(로터 블레이드) 1, 2개가 심각한 파손을 입었기 때문이다. 

 

미국 항공우주국 NASA는 25일 “우리의 인제뉴어티 화성 헬리콥터가 72번의 비행 끝에 임무가 종료되었다”고 소셜미디어 X에 알렸다. 빌 넬슨 NASA 국장도 “다른 행성에 보낸 첫 비행물체인 인제뉴어티의 역사적인 여정도 끝났다”며 "그 놀라운 헬리콥터는 우리가 상상했던 것보다 더 높이 그리고 더 멀리 날았고, NASA가 가장 잘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고 안타까움과 찬사를 보냈다. 기체가 여전히 똑바로 서고 지상관제사와 통신은 가능한 상태다. NASA는 곧 기자회견을 열고, 인제뉴어티의 운명에 대해 종합적인 발표를 할 계획이다.

 

NASA는 X를 통해 인제뉴어티의 임무와 수명 종료를 알렸다. / X

 

인제뉴어티는 2021년 2월 18일 NASA의 ‘퍼시비어런스’ 로버에 부착되어 화성에 착륙했고 4월 19일 화성 표면에서 처음으로 동력과 제어가 가능한 비행을 증명했다. 또 다른 네 번의 비행에 도달한 후, 퍼시비어런스 과학자들과 로버 운전자들을 위한 항공 정찰기 역할을 하며 새로운 임무에 착수했다. 2023년에는 두 번의 비행 테스트를 수행하여 팀의 공기역학적 한계에 대한 지식을 더욱 확장시킨 바 있다.

 

2021년 화성에 도착할 때 인제뉴어티의 목표는 '30일 동안 시험비행 5회'였다. 그러나 예상을 훨씬 넘어 비행 횟수를 72회까지 늘리고 계획보다 멀리 날아갔다 돌아온 것도 14차례나 된다. 

 

태양열 충전으로 가동되는 높이 49㎝, 무게 1.8㎏(화성에서의 무게 0.68㎏)의 우주 헬기 인제뉴어티는 당시 이륙 후 3m 높이까지 상승해 39초간 정지비행을 한 후 착륙했다. 대기 밀도가 지구의 100분의 1수준에 불과해 공기 힘으로는 양력을 만들어내기 힘든 화성에서 헬기가 성공적으로 비행하자 금성이나 토성, 타이탄 위성과 같은 태양계 천체에서의 탐사 방식에 새로운 길이 열릴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