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최고봉 '몬스 호이겐스' 등산
5500m 정상까지 얼마나 걸릴까?

 

달에도 산이 있다. 아폴로11호의 착륙을 비롯해 많은 달 탐사와 연구, 영화 등을 통해 '달의 바다'들에는 익숙하지만 달의 산은 낯설다. 그렇지만 움푹한 곳이 있으면 솟아오른 곳이 있게 마련. 다만, 지구에서의 산은 대체로 지질활동의 결과로 만들어졌지만, 달의 산은 오래전 소행성의 충돌로 인해 생겨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렇다면, 달에서 가장 높은 산은 무엇일까?

 

달 최고봉은 '비의 바다'와 함께 형성된 '몬스 호이겐스(Mons Huygens)'다. 이 산의 봉우리들에 따로 이름이 붙여져 있지는 않지만, 최고봉을 포함한 산이름이 몬스 호이겐스다. 최고 높이는 5500m이고 길이는 41.97km에 달한다. 소행성 충돌 때문에 달 표면이 5500m 융기했다고 보면, 당시 충돌이 얼마나 강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달에는 몬스 호이겐스보다 더 높은 지점도 있다. 산 형태가 아니라 점진적으로 높아져 1만785m의 높이에 이르는 지역이 형성되어 있다. 일종의 고원인 셈인데, 그 이름은 정상답게 '셀레네 서밋(Selenean Summit)'이다.  정상의 대략적 좌표는 5.4125°N 158.6335°W. 지구에서 가장 높은 산 에베레스트의 해발 8838m에다 한라산을 더 얹으면 비슷한 높이가 된다. 

 

이제, 달의 최고봉 등산을 한번 해보자. 5500m의 몬스 호이겐스를 오르려면 몇시간이나 걸어야 하고, 지구의 등산과는 어떻게 다를까.

 

지구상에서 걷는 시간을 추정하기 위해 사용하는 '네이스미스 법칙'을 적용해 계산해 보자. 네이스미스 법칙은 오르막길에서 경사도에 따른 보행속도를 예측하기 위해 1892년 스코틀랜드 산악인 윌리엄 네이스미스가 제안한 '어림짐작의 방법'이다. 이 법칙에 의하면 지구 상에서는 5km 거리에 1시간, 해발고도 600m 당 1시간이 추가된다. 가령 1800m 높이의 산 등산로 왕복거리가 10km라면 '3시간+2시간=5시간' 정도 걸리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달에서는 여기에 더해 감안해야 하는 요소들이 있다. 중력과 우주복이다. 달의 중력은 지구의 6분의 1 수준이지만, 80kg에 달하는 생명유지장치가 달린 우주복을 입는 것은 고려하면 지구 체중의 약 3분의 1 정도로 사람 몸무게를 산정할 수 있다. 즉, 달에서는 동일한 에너지를 사용해 3배 정도 빠르게 등산을 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 

 

지구에서 몬스 호이겐스와 비슷한 높이의 산으로 아프리카 최고봉 킬리만자로를 꼽을 수 있다. 5895m의 킬리만자로를 오르려면 몇시간이나 걸릴까. 출발점의 고도와 위치의 문제가 있지만, 적절한 수준에서 무시하고 따지만, 킬리만자로 정상까지의 편도거리는 약 64km로 잡을 수 있다. 6000m, 65km 조금 안되는 거리를 놓고 계산하면 22~23시간 정도 정상 등정에 소요된다. 이의 3분의 1은 약 7시간 20분 정도로 추정할 수 있다.   

 

또하나의 변수가 달에서의 보행속도. 현재까지의 기술 수준에서 추정하는 최대 보행속도는 달에서 시속 3km 수준이기 때문에 4~5km 속도로 걷는 지구와는 산정 기준부터 다소 차이가 날 수 있다. 

 

참고로, 화성에는 '올림푸스 몬스'라고 이름 지어진 높은 산이 있으니, 그 높이는 무려 2만1900m로 추정된다. 계산 방식에 따라서는 2만6000m까지도 나온다. 엄청나게 높은 산이다. 

 

이제 곧 달에 유인기지가 건설되고 화성 유인탐사가 추진되는 상황이니, 혹시라도 달이나 화성에서 등산을 할 수도 있다는 마음으로 지금부터 체력을 길러보는 것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