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0만년 된 '젊은바다'
토성 위성 '미마스' 땅속에 있다


토성의 일곱번째 큰 위성인 미마스 표토 아래 거대한 지하바다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 NASA

 

우리가 알고 있는 천체 중에서 표면에 액체상태의 바다가 있는 것은 지구뿐이다. 그런데, 지표 아래 바다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천체는 여럿 있다. 목성의 위성 칼리스토, 유로파와 가니메데, 토성의 위성 엔셀라두스와 타이탄 등이 그렇다. 140개의 위성을 가진 토성의 일곱번째로 큰 '미마스(Mimas)'의 지하에 바다가 있는 것으로 최근 알려졌다. NASA는, 미마스가 영화 '스타워즈'에 등장하는 '죽음의 별(the Death Star)'과 같은 모습으로 보인다고 설명하고 있다.

 

프랑스 파리천문대가 중심이 된 국제연구진은 토성 탐사선 카시니의 과거 관측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름이 약 400㎞인 미마스의 얼음 표면층 아래 20~30㎞ 지점에 깊이 70㎞의 액체 바다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발표했다.

 

'네이처'에 발표된 논문에 삽입되어 있는 미마스의 모습과 통계. / Nature

 

스페이스닷컴에 따르면, 연구팀은 "미마스의 바다는 생긴 지 불과 2500만년밖에 되지 않으며 여전히 진화 과정 중에 있는 젊은 바다로 추정된다"면서 "바다 경계면이 아래서부터 점차 올라와 표면 아래 30㎞ 지점에 도달한 것은 200만~300만년 전이라 본다"고 밝혔다. “액체 물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태양계 천체에서 생명체 거주 가능 조건을 발견한 것이 이번 연구의 핵심 성과”라고도 말했다.

 

연구팀은 2014년 미마스가 자전과 궤도 운동을 하는 중에 흔들리는 현상을 발견했다. 카니시 간극이라 불리는 토성 고리의 틈을 조사하는 과정이었다. 토성에서 보면 미마스가 공전 궤도에서 앞뒤로 흔들리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 현상이 토성 위성이 기형적 모습의 단단한 암석 핵을 갖고 있거나 핵과 얼음 표면 사이에 액체 지하바다가 있기 때문에 생기는 것으로 판단했다. 연구팀은 후속 연구를 통해 지하바다의 증거가 될 만한 데이터를 찾아냈다. 연구팀은 카시니 탐사선이 보내온 관측 자료를 분석한 결과, 미마스의 궤도가 카시니 탐사 기간인 13년(2004~2017년)에 걸쳐 약 10㎞ 이동한 것을 발견했다.

 

타원형 구체인 미마스의 얼음 껍질과 분리돼 움직이는 지하 바다를 전제로 하면 궤도 이동 현상이 설명된다. 또 미마스의 궤도가 타원형이고 미마스 표면에 얼음 균열 흔적이 없는 것으로 보아 미마스의 바다는 지질역사로 보면 그리 오래되지 않았으며, 바닷물의 양은 미마스 전체 부피의 50%를 넘는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팀은 이 엄청난 양의 물은 미마스의 암석 핵과 마찰하면서 가열되고, 이런 상호작용은 흥미로운 화학반응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수십억년 전 지구 생명체의 탄생에 물과 암석 사이의 상호작용이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 점에서 미마스에서의 이런 화학 반응은 태양계의 생명체 기원과 관련해 중요한 시사점을 줄 수 있는 분석이다.

 

이번 발견으로 미마스는 이미 지하바다의 존재가 알려진 또 다른 토성 위성 엔셀라두스와 비슷한 점이 하나 더 추가됐다. 토성으로부터 비슷한 거리에 있는 두 위성은 크기도 비슷하다. 엔셀라두스는 지름 500㎞이며, 미마스는 지름 400㎞로 약간 작다. 두 위성의 바다가 다른 점이라면 엔셀라두스의 바다는 거대한 물기둥을 내뿜는 반면, 미마스의 바다는 아직 얼음층을 뚫고 나오지 못했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앞으로 세월이 흐르면 미마스에서도 엔셀라두스처럼 얼음층 균열을 뚫고 물기둥이 솟아오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